지난 두달여간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심리가진행된 헌법재판소는 `정예부대'로 구성된 국회 소추인단과 대통령 대리인단이 자웅(雌雄)을 겨룬 `무혈전장(無血戰場)'이었다. ◆ `보수' 소추위원단 = 소추위원인 한나라당 김기춘(64) 국회 법사위원장은 법대 3학년에 고시사법과에 합격한 뒤 검찰내 요직을 두루 거치며 공안검사로 이력을쌓은 `엘리트 검사' 출신. 문익환 목사, 서경원 의원 밀입북사건과 김대중 신민당 총재 기소 등 70∼80년대 공안정국을 주도했던 그는 노태우 정권 시절 50세에 검찰총장이 된 뒤 법무장관을 거쳐 정계에 투신, 이번 총선에서 무난히 3선에 성공했다. 한나라당의 김용균(62) 의원은 헌재 사무처장과 한나라당 법률지원단장을 거친인물로 국회 법사위 청문회에서의 대정부 화력(火力)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정기승(75) 변호사는 98년부터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헌변) 회장과 `자유시민연대' 공동의장을 맡아 보수진영 법조인의 목소리를 대변한 인물. 같은 헌변의 임광규(63) 변호사는 한총련 합법화, 대북송금사건, 송두율 교수사건 등 이념적.법리적 논쟁이 개입되는 사안마다 빠지지 않고 보수층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헌재 상임재판관 출신의 한병채 변호사, `볼셰비키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던이진우 변호사, 그리고 지난해 `사법파동' 당시 `소장파'를 향해 직격탄을 날린 뒤올초 법복을 벗고 입당한 하광룡 변호사도 빼놓을 수 없다. ◆ `진보' 대리인단 = 대통령 대리인단 간사인 문재인(51)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탄핵의결 직후 대리인단 사무실을 마련, 대언론 창구로 활동하며 소추위원측을상대로 장외설전(場外舌戰)을 벌여왔다. 4년 장학생으로 대학에 입학했다 유신시절 학생운동과 투옥 등을 거치던 시기에김기춘 소추위원은 중정 대공수사국장을 지낸 `인연'은 다시 화제가 됐다. 87년 대우중공업 이석규씨 분신 사건 때 제3자 개입혐의로 노 대통령이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무료변론에 나섰던 하경철(65) 전 헌재 재판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대법관을 역임한 이용훈(61) 변호사는 법조계 거물급 인사. 지난해 법원행정처 인사관리실장이 되면서 대법원 개혁과 관련해 기대를 모았던조대현(53) 변호사는 노 대통령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연수원 동기, 지난해 `SK분식회계'사건과 `대북송금'사건 등 대형사건을 도맡다 올해초 홀연히 김&장 법률사무소를 떠난 이종왕(54) 변호사는 사시 동기다. 판사 재직시절 `양심적 병역거부 처벌'에 대해 위헌심판을 제청하고 지난해 `사법파동' 당시 눈물을 흘리며 법복을 벗었던 박시환(51) 변호사는 사법부 개혁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민변 고문이자 대한변협 총회 의장으로 과거 권인숙씨 성고문 사건 재정신청을맡았던 유현석(77) 변호사와 김대중 정부 당시 감사원장을 지낸 한승헌(70) 변호사같은 사회 원로급 인사들도 참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