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품질과 애프터서비스를 보증하는 '인터넷PC 사업'이 석달째 표류하고 있다. 인터넷PC의 가장 큰 이점이 최장 3년 할부구매인데 자격요건이 까다로워 판매실적이 하루 2대에 불과할 정도로 부진하다. 13일 인터넷PC 공급업자인 현대멀티캡과 대우컴퓨터에 따르면 지난 3월2일부터 이날까지 인터넷PC 판매실적은 약 1백50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판매가 부진한 것은 인터넷PC 수요층인 창업자나 20대 초반 대학생 등이 보증인을 세워야 하는 할부 자격요건 탓에 구매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인터넷PC 보증심사기관인 서울보증보험은 자본금 30억원 이상인 회사에 5년 이상 재직한 경우 이외에는 별도의 보증인을 세우도록 요구하고 있다. 인터넷PC협회가 할부구매를 위한 보증심사 기준을 완화해 달라고 서울보증보험측에 건의했으나 서울보증보험은 난색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지난 99년 1차 인터넷PC 판매 때 구매대금을 연체하는 사례가 너무 많았다"며 "보증기관으로서 손해를 보지 않으려면 할부구매 자격요건을 까다롭게 하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멀티캡과 대우컴퓨터는 인터넷PC 수요를 살리기 위해 제품 규격을 다양화하고 가격을 낮춰 새 모델을 출시키로 했다가 할부구매 보증심사 기준을 완화하기 위한 인터넷PC협회와 서울보증보험간 협상이 막히자 주저하고 있다. 전국 우체국을 통해 판매되는 인터넷PC는 보급형이 79만원,고급형이 1백9만원으로 홈쇼핑에서 팔리는 PC에 비해 가격 차이가 별로 없는 상태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