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심리중인 헌법재판소가 다수.소수의견 분포나 의견별 재판관 실명을 비공개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를 둘러싼 법조계 안팎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헌법재판소법 36조 3항에서 재판관들이 결정문에 의견을 표시해야 하는 심판 대상을 위헌법률 심판, 권한쟁의 심판, 헌법소원 심판으로 한정하면서탄핵심판을 제외했기 때문. 헌재 연구관 출신인 정종섭 서울법대 교수는 "탄핵심판에서 소수의견이 허용되면 국론분열 등 후유증 우려 때문인 만큼 결정문에는 한 가지 다수의견만 들어가야한다"며 이 조항이 탄핵심판 사건에서 소수의견 개진을 금지한 것으로 해석했다. 헌재는 소수의견 개진문제와 관련, 아직 공식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일각에서 비판하고 있는 정치적 고려나 신병 위협 등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헌재는 이 문제를 심의하는 과정에서 헌법재판소법 제정시 국회 속기록 등 법제정 취지를 검토하고 해외의 탄핵자료도 광범위하게 수집했으며, 실제 평의에서도 엇갈린 의견이 개진되는 등 열띤 토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주심 주선회 재판관은 "순수하게 법리적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접근했다는 점을알아달라"며 "각국의 탄핵심판 결정문을 찾아보기도 했고 일본과 독일에서도 논쟁에대해서도 검토했다"고 말했다. 주 재판관이 언급한 독일의 경우 연방헌법재판소법에 우리나라 헌재법 36조처럼사건별로 의견표시를 제한한 규정이 없어 헌재가 어떤 부분을 참조했는지는 공식적으로 확인하기 힘든 상태다. 다만 경희대 정태호 교수는 "독일의 경우는 의견표시 제한이 없다는 것이 우리나라와 차이점"이라며 "이 규정대로라면 재판관이 소수의견을 내놓을 경우 제지할수 없다는 쪽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명지대 허영 초빙교수는 "일본은 천황제에다 의원내각제 국가로서 수상은 정치적 책임을 지는 비탄핵대상이어서 우리나라와 상황이 다르다"며 "대다수 국가에서다수.소수의견을 밝히는 것을 관례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헌재 상임재판관을 지낸 이시윤 교수는 "경우가 다르긴 하지만 미국은 상.하원표결 결과가 공개되고 의원별 의견도 결국에는 드러나게 돼있다"며 "막중한 책임을지고 있는 최고 재판소 재판관으로서 역할을 잊어선 안된다"고 언급했다. 동아대 정만희 대학원장도 "소수의견이 훗날 다수의견이 될 수도 있는 만큼 결코 무시할 부분은 아니다"라며 "소수의견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자체로 비판을 받거나 결정의 신뢰성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도 성명서를 통해 "헌재법 36조는 탄핵심판에서 재판관이 결정서에 의견을 표시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헌재가 생중계를 허용할 정도로 중요한 사안으로 여기는 만큼 소수의견도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