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3:34
수정2006.04.02 03:38
최근의 주가 폭락과 환율 급등으로 표출된 금융시장 위기에 대한 정부 대처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임박설과 이에 따른 국제 투기자본의 일시적인 자금이탈과 고유가 위기가 아시아 금융시장을 강타한 직접적 원인이지만, 국내적으로는 정부 부처간 정책혼선과 청와대 열린우리당 등 권력중심이 중구난방식 이념혼선에 빠져드는 등 국가 위기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11일 열린 경제상황점검회의에서 정부가 실무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비상 점검회의를 매일 열고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주식매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 또한 주가폭락 때마다 투신사와 증권사 등에 손을 벌리는 예전의 관행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종합주가지수가 50포인트 가까이 폭락한 지난 10일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김근태 당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정세균 당시 정책위의장 등이 '성장과 개혁(분배)'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인 것은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은 물론 위기감지 능력에조차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마저 초래했다.
한국을 방문중인 세계무역기구(WTO) 무역정책 점검반마저 "부처간 견해차로 정부 정책이 혼선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섞인 견해를 제시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클레멘스 부네캄프 무역정책 점검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WTO 점검반은 10일 공정위를 방문, 정책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에서 공정위의 출자총액규제와 재경부의 사모펀드 활성화 정책이 서로 충돌할 가능성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공정위의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