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쇼크'와 미국 금리인상설 등으로 한국 금융회사들의 해외 차입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이달 중 해외차입을 계획했던 농협 산업은행 등 국내 금융회사들은 일제히 일정 연기를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아시아와 유럽시장에서 10년만기 외화후순위채 3억달러어치를 이달 중 발행할 예정인 농협중앙회는 발행 일정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시장불안이 지속된다면 일정을 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도 이달말∼내달 초 엔화자금을 차입할 방침이었으나 최근 재검토에 들어갔다. 산은 관계자는 "차이나쇼크와 미국 금리인상설에 따른 금융시장 동요는 하루 이틀로 끝나지 않고 최소한 이달말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며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해외차입에 나서려면 차이나쇼크가 발발한 지난 4일 이전에 비해 최소 0.15%포인트는 금리를 더 높여야 할 것"이라며 "산업은행을 제외한 다른 금융회사는 물량 소화조차도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지주회사도 당초 이달 중 원화 또는 외화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시장상황을 지켜보며 시기를 결정하자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밖에 이달 중 해외차입을 추진했던 토지공사나 내달 쯤 주식예탁증서(DR)를 발행하려했던 우리금융지주, 6∼7월 주택저당채권(MBS) 발행을 모색 중인 제일은행도 긴장 속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중 국내 은행의 외화차입금은 55억1천만달러로 전달보다 15억달러 증가했다. 이 중 단기 외화차입금은 2월보다 2억달러 늘어난 24억8천만달러,중장기 외화차입금은 13억달러 증가한 30억3천만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이처럼 3월에 외화차입금이 늘어난 것은 당시만 해도 국제금리 및 외화차입 가산금리가 하락해 차입 여건이 좋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월 외화차입 가산금리는 3년만기 기준 0.47%로 2월보다 0.19%포인트 하락했다. 김인식ㆍ송종현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