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경제위기 이후 몰아친 구조조정 바람은 우리 사회에 비정규직 노동자를 양산했다.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는 임금 노동자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KBS특별기획 '한국사회를 말한다-나는 2류 노동자인가'(KBS1 8일 오후 8시)에서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실상을 취재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둘러싼 문제점과 이들을 위한 대책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13년간 은행 정규직으로 일하다 명예퇴직 후 은행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한 허남주씨. 정규직일 때 3천5백만원의 연봉을 받았던 그는 계약직으로 바뀌면서 연봉이 1천3백만원으로 깎였다. 그나마 계약이 끝났다는 이유로 얼마 전 해고됐다. '인공위성 1호'를 성공적으로 쏘아올려 한국과학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대덕연구단지 내 인공위성센터. 이곳 연구원들도 90%가 계약직이다. 같은 회사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형은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며 비교적 안정적으로 살고 있지만 비정규직 근로자인 동생 장병윤씨는 한 달 평균 1백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으며 10만원짜리 월세 방에서 살고 있다. 서른이 넘은 나이지만 그에게 결혼은 아직 먼 꿈에 불과하다. 노동사회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정규직 근로자는 7백80만명이 넘는다. 그럼에도 취업 사이트 잡링크가 최근 1천2백53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41.5%가 비정규직 채용을 늘릴 것이라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노동시장이 이미 유연화되어 있는데 비정규직 근로자를 늘리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