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어버이 같은 숲..김동근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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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kim1127@kicox.or.kr
눈부신 계절 5월은 가정과 함께 하는 달이다.
이즈음은 바쁜 일상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가족과 함께 산에 올라 나무와 숲을 찾을 수 있어 좋다.
햇살에 비치는 연초록 물결이 온 산자락에 나부끼고,갖가지 산꽃과 철쭉이 조화를 이루니 '계절의 여왕'다운 아름다움의 극치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산의 모습도 다양하고,사계절마다 다르지만 5월에 숲을 찾으면 엄동설한을 이겨낸 새순들이 연두빛 장관을 이루는 생동감을 즐길 수 있어 좋다.
무상의 마음으로 숲속을 거닐어 보자.
눈을 감은 채 새,벌레,물,바람 소리의 화음을 느끼고,숨을 최대한 들이쉬며 신선한 공기의 맛을 음미하는 즐거움이란….
자연은 인간이 없어도 살 수 있지만,인간은 자연이 없으면 살 수 없는 대자연의 일부이며,인간사 번민도 대우주 속의 하찮은 티끌임을 깨달을 수 있을 터이다.
바쁜 세상사 자칫 소홀하기 쉬운 가족을 되새겨보며 잠시나마 어버이이자 자식으로서,스승이자 제자로서 자연의 순리에 순응해야 함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왜 사람들은 숲을 찾으면 좋아할까.
숲 근처에 있는 직장인이나 학생이 더욱 정서적이어서 업무 및 학습 능률을 높이고,나무로 만든 집의 개가 더욱 온순하며,나무로 된 병동의 환자가 치유가 빨라 현대병인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살아 있는 병원으로 밝혀지고 있다.
올해 식목일이 17대 총선의 어수선한 분위기에 퇴색된 듯하나 자연이 낳은 최대의 걸작이라는 숲은 초등학교 때 상식처럼 물 보전,토양 보전,산소 공급,휴양장소 제공 등 무한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 화려한 신록의 5월에 숲을 만나기가 더욱 좋은 이유는 숲은 정말로 어버이와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나뭇가지와 잎이 자식이라면,뿌리는 부모님이듯이,수천년 동안 우리 조상들의 영혼과 숨결을 간직한 살아있는 문화이고,우리 정신의 영원한 고향이자,우리 부모의 얼굴이다.
모든 것을 용서하고 이해하는 어버이의 끝없는 은혜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연자원 중에서 인간이 관리만 잘하면 유일하게 지속 가능한 자원이 바로 산림이다.
깨끗한 물,맑은 공기,아름다운 경관 등 자연적인 혜택이 매우 많은 생명의 숲을 살리기 위해 시민단체의 다양한 숲가꾸기 운동에도 적극 참여하는 마음의 여유를 갖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