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펀드시장의 "금맥"을 파기위해 외국계 절대강자들이 몰려오고 있다. 템플턴 슈로더 푸르덴셜에 이어 세계 자산운용 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피델리티도 한국진출을 선언했다. 현재 외국계 투신사의 시장점유율은 30%.국내 운용사들이 낙후된 경영및 운용시스템을 탈피하지 못할 경우 외국계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을 흔들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간접투자시장도 외국인의 손에 좌지우지 될수 있다는 얘기다. ◆5년 후 최소 2배 이상 성장 세계 주요 자산운용회사들이 경쟁적으로 한국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국내 간접투자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피델리티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한국시장의 성장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국내 펀드산업이 장기 불황에서 서서히 탈피하고 있다"며 "매년 10%씩 늘어나는 가계 금융자산만 고려하더라도 5년 후 펀드 수탁고는 3백2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기업연금법 시행,국민연금의 간접투자 확대,주가상승 등이 맞물릴 경우 최소 4백조원에서 5백조원에도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지금보다 최소 2배 이상 성장할 것이란 추산이다. 가계 금융자산중 펀드비중이 낮은 것도 성장잠재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 가계금융자산 1천31조원 가운데 현금 및 예금 비중은 60.3%로 미국(13.4%,2002년 말 기준)의 4배에 이른다. 반면 주식 채권 펀드 등의 비중은 21.7%로 미국(53%)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강창희 미래에셋증권 투자교육연구소장은 "저금리시대가 지속되면서 은행의 예금이 간접투자시장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들어 은행에서 해약된 적금 등이 적립식펀드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 그 단초라고 그는 설명했다. ◆외국계 절대강자 몰려온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사는 템플턴 모건스탠리(랜드마크투신) 푸르덴셜 PCA 슈로더 도이치 BNP파리바 크레디아그리콜(농협CA투신) 알리안츠(하나알리안츠) 코메르츠(외환코메르츠) 소로스펀드(한일투신) 등 11개사다. 특히 푸르덴셜은 현대투신에 이어 조만간 제일투신까지 인수,수탁고 21조원의 국내 최대 운용사로 부상할 전망이다. 지난 1998년 진출한 템플턴투신은 탄탄한 운용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식형펀드 운용부문에서 업계 1∼2위를 다투는 회사로 급성장했다. 해외 뮤추얼펀드의 판매에서 발군의 실력을 과시한 씨티은행도 한미은행 인수를 계기로 시장공략을 더욱 강화할 태세다. 특히 국제시장에서도 '공룡'으로 꼽히는 피델리티의 직접 진출은 국내 투신업계를 초긴장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운용자산 1조달러(1천1백조원)에 이르는 피델리티는 전 세계 26개국에 현지 운용회사를 두고 있다. 현재 국내 간접투자시장에는 운용회사만 31개 투신사와 13개 자산운용사, 새로 진출하는 외국사 등까지 40여개가 넘는다. 여기에 판매회사인 은행(17개) 증권(31개) 보험(22개)까지 합치면 1백여개에 달한다. 최대 5백조원에 달할 펀드시장을 놓고 국내외 금융회사간 ?총성없는?격전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