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들어 각 골프장들이 경쟁이라도 하듯이 그린피를 인상했다. 주말에는 비회원 한사람당 20만원을 받는 곳이 10곳 가까이 되고 수도권에 있는 상당수 골프장들은 19만원을 받고 있다. 물가 및 관리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지난해 골프장의 영업수익률이 일반 제조업의 3배가 넘는다는 통계자료를 보면 꼭 합리적인 이유라고 보기도 어렵다. 경영혁신이나 생산성 향상 노력 대신 고객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식으로 경영하는 셈이다. 묘한 방법을 쓰는 골프장도 있다. 회원의 그린피는 면제해 주는 대신 비회원의 그린피는 대폭 올린 것이다. 이 경우 회원 1명에 비회원 3 명이 치면 오히려 전체 금액은 크게 늘어난다. 회원에게는 그린피 면제라는 생색을 내면서 매출을 올리는 상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친구나 손님을 불러 라운드한 후에 나는 회원이니까 조금만 내고 비회원은 많이 내라고 하면 그 사람은 골프하면서 스스로 인간관계를 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골프는 흔히 매너를 잘 지켜야 하는 스포츠라고 하는데 라운드할 때 뿐만 아니라 비용 계산할 때도 매너가 중요하다. 골프장에 가서 특별한 약속이 없는 한 '더치페이'가 가장 무난하다. 이때 회원은 혼자만 덜 내겠다고 하는 것은 야박하다는 느낌을 주게 되므로 비회원과 똑같이 나눠 내는 것이 좋다. 이때 비회원은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 된다. 특별히 스폰서가 있을 경우에는 사전에 명확하게 정보를 주는 것이 좋다. 어떤 이유로 이번에는 내가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것을 처음 초대할 때부터 밝히는 것이다. 그래야 상대방의 마음도 편안해진다. 얼마 전 한 대기업 임원으로 있는 친구한테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골프접대를 받는 부서에만 근무하다가 골프접대를 해야 하는 부서로 옮겨왔는데 '속이 뒤집어진다'는 것이다. 상대방 비위도 맞춰야 되고 점수 관리도 해야되는데 내 점수만 신경쓰는게 아니라 상대방 점수까지 신경써야 하니 도무지 볼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상대방이 도도한 태도를 보이니까 이제는 골프하는 것조차 싫어지더라는 것이다. 그 도도한 사람은 어쩌면 그 친구의 과거 모습일지도 모른다. 누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골프에티켓 1조1항이 뭔지 알아?' '-------------'(정답:입장 바꿔 생각해봐) 경영컨설턴트·경영학박사 yoonek18@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