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가정] (아내의 편지) "당신이 있어 나는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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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가정의 달이 돌아왔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예사롭지 않다.
급증하는 이혼과 생활고 속에 무참히 파괴되는 가정이 늘어간다.
자칫 소홀하기 쉬운 가족들을 꼼꼼히 챙겨볼 때다.
특히 삶의 관성에 떠밀려 무관심하기 일쑤인 아내와 남편을 돌아보도록 하자.
21일은 국가기념일로 처음 지정된 부부의 날.
롯데백화점 하수연 대리는 본사 요청에 따라 남편에게 보낸 편지를 지상에 공개했다.
남편에 대한 사랑이 진하게 배어 있는 이 편지를 읽으며 평소 못했던 얘기를 적어 남편에게 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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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수연씨(롯데백화점 근무)가 남편 최요한씨(삼성증권 근무)에게
벌써 오월이네.
석 달 후면 우리가 평생의 연을 맺은지 꼭 5년이 되는 거고….
언제나 시간은 쏜살같이 우리 곁을 스쳐가서 문득문득 뒤돌아보다 깜짝깜짝 놀라곤 해.
짧은 세월인 듯하지만 그 사이 우리 서로에게 많이 길들여졌지.
나는 나도 모르게 자기를 닮아가고, 자기는 어느새 나를 닮아가고….
그렇게 우리 서로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 가면서 평생 다정한 친구로 살아가면 좋겠어.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 기억해?
20년 전 초등학교 6학년 때 전학간 나에게 짝꿍하자며 다가왔던 모습이 우리 인연의 시작이었구나 생각할 때마다 피식 웃음이 나와.
개구쟁이 친구에서 이젠 인생의 동반자로 내 곁에 있는 자기 모습이 마음 든든하면서 때론 우리 아이의 모습과 겹쳐져 신기하기도 해.
그 시절 자기의 모습을 이젠 시몬이를 통해 다시 떠올릴 수 있다니 이것도 초등학교 동창 부부가 아니면 누리기 힘든 행복이 아닐까 싶어.
5년 전에 우리 결혼을 앞두고 있을 때 자기가 "네가 나를 완성시켜줘…"라고 했던 말 기억하고 있어?
과연 내가 좋은 아내, 현명한 아내 노릇을 하고 있는지 부끄러울 때가 많아.
시몬이가 태어난 후로는 아이만 예뻐한다고 투정부리는 자기 모습에 가끔씩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내가 정말 무심했던 것은 아닌가 반성하고 있어.
하지만 꼭 기억해줘.
언제나 나는 자기를 믿고 있고 사랑한다는 걸.
순간순간 폭발할 것 같은 열정적인 사랑보다 평생토록 커다란 강물처럼 유유히 모든 걸 품어줄 수 있는 깊은 우정을 가진 아내가 되어주고 싶어.
작은 일에 노여워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변함없는 모습으로 묵묵히 자기의 곁을 지켜주는 그런 아내가….
직장 다니느라 피곤하다며 아침 식사 하나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고, 동갑내기라는 이유로 애교 하나 제대로 부릴 줄 모르는 부족한 아내지만 늘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하고 아껴줘서 고마워.
나도 항상 노력할게.
앞으로 더 많은 우리의 날을 살아가는 동안 자기의 채워지지 않은 부분을 함께 채우며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그리고 부탁할게.
언제나 건강한 모습으로 변함없이 내 곁에 있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