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들이 우수한 품질과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본고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종주국'이나 '메카'로 불리는 지역에서 제품의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을 경우 '본고장 프리미엄'을 통한 국내외 시장 공략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엔터기술은 지난 2000년부터 가정에서 가라오케 문화를 즐기는 일본에 노래반주기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일본시장 진출 4년 만에 일본 가정용 노래반주기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다. 이경호 대표는 "지난해 4백50억원 매출액 가운데 약 50%를 일본시장에서 올렸다"고 말했다. 리베케이스는 지난 99년부터 클래식 악기의 발상지인 독일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국가에 '앞선케이스컴퍼니'란 브랜드로 현악기케이스를 수출하고 있다. 박승혁 대표는 "유럽의 정통 악기케이스로 손꼽히는 '게바'나 '야콥빈터'와 경쟁하는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수출로 다진 경쟁력을 토대로 국내 악기케이스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70%까지 끌어올렸다. 다고이는 지난 3월 독일의 보드게임 유통업체인 하이델버르거와 수출계약을 맺었다. 이는 보드게임 종주국인 독일에 국산 창작게임을 첫 수출하는 것으로 의미가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회사는 오는 8월부터 '삼국이야기'와 다음 작품 패키지 5만개를 개당 25유로(약 3만7천원)에 수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비데 생산업체인 엔씨엠은 '전자식 비데의 메카'인 일본시장 공략을 염두에 두고 절전과 탈취기능을 강화한 '블루밍'을 내놓았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 산요사와 공급계약을 맺고 작년 9월부터 매달 5백∼1천대를 수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금속가공업체인 제니스와 볼트제조업체인 명화금속도 금속가공분야의 종주국인 독일에서 납품처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송태형·문혜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