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3:03
수정2006.04.02 03:06
중국의 경기과열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중국 민영 은행들이 이례적으로 신규 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중국 교통은행과 상하이푸둥발전은행, 중국초상은행, 선전발전은행 등은 28일다음달 1일까지 신규 대출을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은행들의 이번 조치는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경기과열을 식히기위해 아주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선전발전은행 상하이(上海) 지점 대출 담당관 스광은 "모든 대출이 중단됐다"면서 "노동절 연휴가 끝나면 추가 조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푸둥발전은행 대출 담당관 궈이도 "다음달 1일까지 대출업무를 전면 중단하라는지시를 받았다"면서 "이는 상부에서 내려온 지시"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리사오펑 중국은행감독위원회 대변인은 "대출 남발을 억제하라고 지시한 적은 있지만 대출 중단을 명령한 적은 절대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중국은행과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공상은행 등 4대 국유은행소식통들은 신규 대출을 중단하라는 공식 지침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9.1%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9.7%의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경기가 과열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그러나 대출을 억제하라는 정부 지도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올 1.4분기까지 금융기관 대출은 17조9천억위앤(元)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21%나 증가했다.
중국경제 전문가들은 "중앙정부의 통화 긴축정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자 신규대출 중단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이번주 시중 은행들에 대해 현금보유 비중을상향 조정하도록 지시한 데 이어 민영은행들에 대한 대출금리도 인상했다.
이에 앞서 국무원도 철강 등 4개 업종들의 자기자본 비중을 상향 조정했으며 중앙은행은 전국의 일선 지점들을 대상으로 대출현황 일제 조사에 들어갔다.
한편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은 28일 중국은행 지점장 등 은행 간부들 8명이철강 업체에 105억위앤을 불법으로 대출한 혐의로 붙잡혔다고 보도했다.
(홍콩=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