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운전면허 취소.정지처분을 받은 사람의 구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히자 전국적으로 문의전화와 구제신청이 폭주하고 있다. ◆문의 폭주 =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이 생계형 음주운전 구제를 쉽게 하기위해 '운전면허 행정처분 심의위원회'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힌 16일 이후 13일간 면허취소.정지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이 서울 222건을 비롯, 전국적으로 2천819건이 접수됐다. 이는 지난해 한해동안 서울 260건을 비롯, 전국적으로 400여건 정도 접수된 것과 비교할 때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민원인들의 문의전화가 폭주하자 경찰은 담당 인원을 보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업무량 폭증으로 인해 일부 신청은 지연 처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찰은 일부 민원인들이 이의신청을 내기만 하면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하는 바람에 문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고 구제 활성화 계획의 의미를 정확히알리기 위해 진땀을 흘리고 있다. ◆뭐가 달라졌나 =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음주운전으로 인한 면허 취소.정지 등 행정처분의 경우 과거 5년 이내에 음주운전 전력이 없고, 혈중알코올농도가0.12% 이하인 경우 심의를 거쳐 면허 취소는 110일 정지로, 면허 정지는 처분기간절반 감경 등으로 구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에 크게 달라진 것은 그동안 '운전 이외에 생계를 감당할 수단이 없는 경우'라고 돼 있던 구제요건을 '운전이 가족의 생계를 감당할 중요한 수단인 경우'로 완화한 부분이다. 예를 들어 그동안 '운전 이외에 생계를 감당할 수단이 없는' 택시.화물차량 등의 운전기사는 심의위를 통해 구제받을 수 있었지만 구제가 힘들었던 ▲차량 이용행상 ▲신문.생수.주류.음식 배달 자영업자 ▲대리운전자.퀵서비스.애프터서비스 기사 ▲가구.가전 판매업체 배달원 ▲주차장 관리원 등도 구제 대상에 새로 포함됐다. 하지만 ▲영업에 종사하더라도 운전이 업무상 필요 요소가 아니거나 ▲동거인에게 충분한 생활능력이 있거나 ▲운전이 업무상 중요부분이더라도 월급.보유재산이많은 경우 ▲승용차를 출퇴근용으로 사용하는 회사원 등은 구제받기 어렵다. 이는 이 제도의 근본 취지가 생계상 운전면허가 절실한 서민 구제에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처분을 받은 사람이 기존 벌점과 합산해 면허가취소된 경우 현재로서는 이의신청을 낼 수 없다. 경찰은 올 하반기 법 개정을 통해 '벌점 등 초과로 인한 운전면허 취소.정지'도구제사유에 추가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의신청 제기 기간을 7월부터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60일 이내'로 제한할 예정이지만 현재는 서울 외에는 기간 제한이 없다. 경찰은 또 현재 경찰관으로만 구성된 심의위원 7명 중 3명을 교통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 등 민간인으로 바꾸기 위해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 중이다. 경찰은 2000년부터 전국 지방경찰청에 심의위를 설치해 운영했지만 서울 외에는 운영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최근 매달 한차례씩 심의위를 개최하도록 하는등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