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문희상(文喜相) 당선자가 29일 `내각제도 검토할 수 있다'며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론에 새로운 화두를 얹었다. 내각제 개헌론은 총선 이전 분권형 개헌 논의가 한창일때도 이원집정부제 또는분권형 책임총리제 등에 치여 논의의 주변부로 밀려나 있었던게 사실이다. 내각제 지상주의자로 볼 수 있는 김종필(金鍾泌) 전 자민련 총재의 정계은퇴도내각제 논의의 부상 가능성을 어둡게 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를 대통령의 정치특보이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당.청 공식 채널'로 인정한 문 당선자가 갑작스레 제기하고 나섰다. 그 배경이 궁금하지 않을 수없다. 물론 그의 말대로 상당수 국회의원들이 내각제를 선호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의회의 다수세력이 행정부를 장악하는 내각책임제는 입법부와 행정부의 일체감을 높일수 있다는 점에서 의원들, 특히 중진들에겐 매력적인 권력구조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로는 내각제에 대한 선호도가 낮다. 특히 과거 권위주의 정권시절에 대통령 임기 끝 무렵 내각제 개헌론이 제기되면서 국민들의 의식속에는 `내각제=정권연장 기도'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가 심겨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문 당선자의 언급이 단순히 의원들의 선호도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보기에는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특히 최근 4년 중임 대통령제 개헌론이 정가의 화두로 등장한 이후 그가 내각제를 언급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그는 "지금 (여야) 지도부는 대통령 꿈을 갖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국민의입장에서 보면 그것(4년 중임제) 중심의 논의가 편향적일 수 있다"며 "원내정당화도내용상 내각제 주장과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중임제론자인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이나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를 은근히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말이다. 따라서 그의 내각제 언급은 차기 대권구도의 조기 가시화와 맞물려 있는 4년중임 대통령제 개헌론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겠냐는 관측이 자연스럽게 나오고있다. 더욱이 한나라당이 이날부터 연찬회에 들어가면서 중임제를 공론화할 가능성이있다는 점에서 이를 `물타기' 하려는 의도도 담겨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가 개헌론 공론화 시기에 대해 "지금 하면 국력소모만 될 뿐이며, 여야가 합의한다고 해도 개헌할 게 아니므로 실익이 없다"며 "2007년 대선과 총선 일정이 20년만에 겹친다는 점에서 2006년이 제일 적기라고 본다"고 말한 것도 개헌논의의 조기 공론화 차단이 그의 내각제 언급의 숨은 뜻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재기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