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은닉한 괴자금의 일부가 전씨 처남인 이창석씨의 계좌로 흘러들어간 사실이 확인됐다. 검찰은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김문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씨의 차남 재용씨에 대한 3차 공판에서 "계좌추적 결과 2002년 8월 이씨 계좌에 입금된 국민주택채권 10억원의 최초 매입자금은 전씨가 관리하던 돈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30억원 상당의 채권도 있었다"고 추궁했다. 이같은 검찰의 추궁에 대해 이날 증인으로 나온 이창석씨는 아버지 이규동씨(작고ㆍ재용씨의 외할아버지)의 시대별 재테크 기법을 공개하면서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씨는 "그 돈은 내가 아버지에게 줬다가 돌려받은 것"이라며 "30억원 어치 채권이 입금될 당시 내가 거래한 채권은 50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축의금 20억원을 15년 사이에 70억원 이상으로 불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검찰의 추궁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아버지는 1960∼70년대에는 부동산개발 신탁상품에 투자했고 이후에는 기업어음(CP)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로 관리했다"며 "재산내역을 조사한 89년 이후에는 CD나 국공채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채권을 액면가보다 할인된 금액에 구입해 만기 전에 고금리로 팔았고 외환위기 때 시중금리보다 3∼5%포인트 더 높은 금리나 복리(複利)가 적용된 점을 감안하면 축의금 18억7천만원을 1백67억원으로 충분히 증식시킬 수 있다"고 진술했다. 이날 또다른 증인인 전두환씨 형 기환씨의 사돈 배모씨는 "결혼 축의금으로 3천만원을 냈으나 표시도 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부족한 것 같았다"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