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가 원로 모임인 한림원 설립을 둘러싸고 과학기술한림원 측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8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학기술한림원은 원내에 의학분과가 조직돼 있는 데도 의학계가 또다시 한림원을 설립함으로써 기능 중복 등이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학기술한림원은 정부 측에 의학한림원 설립이 부당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의학계는 과학기술한림원의 의학 분야 회원이 50여명에 불과,자체 입장을 대변하기 힘들기 때문에 독립 조직이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전체 의과대학 교수 6천7백여명의 6%에 해당하는 4백여명을 회원으로 의학한림원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처럼 한 울타리 안에 있던 과학과 의학 분야의 석학 모임이 쪼개지게 된 것은 정부로부터 보다 많은 지원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게 과학기술계의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과학기술부 산하인 과학기술한림원에 이어 산자부 산하에 공학기술한림원이 설립됐으며 또다시 의학한림원이 탄생해 보건복지부 산하로 들어갈 것"이라며 "실리를 좇는 모습이 한림원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편 과학기술한림원과 의학한림원은 30일 각각 신임 임원 취임식과 창립총회를 연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