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고이즈미 내각 성적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일본의 고이즈미 내각이 26일로 출범 3주년을 맞았다.80년대 말 이후 3년 임기를 채운 건 고이즈미 내각이 처음이다.고이즈미 총리의 장수에 대한 평가는 여야간 극명하게 갈린다.
고이즈미 총리는 지난 주말 "국민들이 개혁노선을 지지하고 출범 초기 비판했던 사람도 협력하고 있다"며 "3년을 할 것으로 생각지 않았으나,국민의 지지로 장수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이에 대해 제1야당 민주당의 간 나오토 대표는 "고이즈미 내각은 부시 미 대통령이 하라는대로 하는 것 외에 잘하는 게 없다"며 "점수를 준다면 30점"이라고 비난했다. 사민당은 "민주당은 30점을 줬지만,평가할 가치도 없다"고 혹평했다.
야측은 고이즈미 총리가 말로만 요란하게 개혁을 외친 반면 의료 및 연금제도,민영화 등 개혁을 실행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주장한다.
야당의 인색한 평가에 비해 고이즈미 총리에 대한 인기는 아직도 높은 편이다.취임 초의 80%대는 아니지만 여전히 50%선을 넘는다.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도 크다. 10년째 불황이던 2001년 4월 취임한 고이즈미 총리는 화려한 외모(일명 사자머리)와 유창한 언변,거침없는 행동으로 새바람을 일으켰다. 또 구조개혁을 기치로 내걸어,경제대국으로 회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집권 3년이 지나면서 여론 지도층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있다.고이즈미 내각 출범 이후 정치 외교 경제 등에서 미국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또 그가 주창해온 개혁의 핵심인 공기업 민영화도 진전된 게 없다는 지적이다.금융회사와 민간기업에선 서구식 개혁이 빠르게 진행됐지만 보통사람들만 개혁의 희생양이 됐다는 비판도 있다.
서민들은 여전히 고용이나 소득이 개선되지 않아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고이즈미 총리가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6년을 장수하는 총리가 될지는 전적으로 일본경제 회복 속도에 달려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