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 '돈먹는 열차' 되려나 ‥ 탑승률 50%대로 부채상환계획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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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도(KTX)가 고전하고 있다.
개통 23일째인 고속철도의 탑승률이 당초 예상치인 77%에 훨씬 못미치는 50%대에 머무르고 있다.
여기에 고속철로변 안전 문제,역방향 좌석 문제,일반열차 단축 운행에 따른 철도 이용객 불편 등 극복해야 할 과제들이 널려 있다.
이에 따라 철도청은 대폭 할인된 '주중 자유이용권'을 내놓는 등 승객 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탑승률 평균 58%=23일 철도청에 따르면 지난 1일 개통 이후 22일까지 고속철도의 평균 탑승률은 58.4%로 하루 평균 6만9천명의 승객을 실어 날랐다.
경부선의 경우 66.1%로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지만 호남선은 37.3%로 당초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실정이다.
철도청은 개통 직전인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장밋빛' 꿈에 부풀어 있었다.
하루 1백84회 운행으로 15만명의 승객을 태워 1일 45억원의 수송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승객이 목표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돼 운행횟수를 하루 1백28회로 대폭 줄였다.
지난 22일까지 총 4백81억원의 수송 수입을 올렸다.
당초 목표치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하루 평균 21억8천만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이에 따라 2007년 흑자로 전환하고 2016년부터 부채를 상환,2025년까지 10조7천억원(지난해 말 기준)의 빚을 갚겠다는 철도청의 구상은 처음부터 빗나가고 있다.
철도청 관계자는 "개통 이후 각종 안전사고 등 부정적 여론과 감축된 일반 열차를 증설하다 보니 KTX 승객이 당초 목표치보다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서광석 한국철도대학 교수는 "개통 초기 낮은 탑승률은 현 경기 불황과도 관계가 있다"면서 "외국의 경우도 초기 탑승률이 낮았으며 앞으로 좀더 두고봐야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잦은 고장과 승객불편=KTX개통이후 20여건의 고장이 발생해 열차운행에 차질을 빚었다.
하루 평균 1건꼴로 고장이 난 셈이다.
고속철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승객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역방향"좌석으로 인한 고객 불편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철도청은 어지러움증을 일으키는 역방향 좌석을 올해 말부터 단계적으로 회전식 좌석으로 교체키로 했다.
이 경우 좌석수가 차량 1편성당 1백12석 줄어들게 된다.
교체비용 1천2백억원도 추가로 들어가게 된다.
서선덕 한양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이같은 기술적 문제는 개통초기에 생길 수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안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철도청,고객유치 총력=주중 승객유치를 위해 다양한 할인제도를 내놓는다.
오는6월부터 정상운임에 비해 최고65% 할인된 "주중 자유이용권"을 판매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사이 횟수에 관계없이 KTX와 새마을호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
◆5일권(17만1천원) 7일권(23만9천4백원) 10일권(34만2천원)3종류가 판매된다.
또 현행 KTX정기승차권보다 15%가량 싼 "주중 KTX 정기승차권"을 별도로 발행한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