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주력산업인 전자산업은 부문간.기업규모간 격차 등의 "이중구조"로 인해 향후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일본 대만 등과 비교할 때 전기.전자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 취약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23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로 열린 '동북아경제의 산업역동성과 경쟁력'이란 주제의 국제회의에서 발표자로 나선 서중해 KDI 연구위원은 "한국의 전자산업은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대기업군이 존재하는 반면 나머지 기업군은 기술적으로 매우 열악한 '이중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사실은 부문간·기업규모간 노동생산성 차이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는 게 서 위원의 분석이다. 전자산업 중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와 통신기기산업의 연간 1인당 노동생산성(1997∼2001년 평균)은 각각 1억5천1백만원과 1억5천5백만원에 달했다. 이는 전자부품(5천7백만원) 전기부품(5천4백만원)의 약 세 배에 달하는 것이다. 같은 반도체 부문에서도 기업 규모에 따라 노동생산성이 크게 차이났다. 종업원 3백명 이상 대기업의 1인당 생산성은 1억7천만원에 달하지만 1백∼3백명 규모 중견기업은 2천1백만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기업규모간 생산성 격차는 통신기기 디스플레이 컴퓨터 등 다른 전자산업에서도 거의 비슷한 양상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