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6월 전당대회 개최를 위한 준비위원회를 조만간 구성키로 함에 따라 당 대표 경선을 노린 당내 각 세력간의 '물밑경쟁'이 활발해지고 있다. 재선 중심의 소장파 의원들은 개혁을 명분으로 본격 세 확산에 나섰고,이재오 김문수 홍준표 의원 등 3선의 수도권 의원들도 집단지도체제의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벌써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대표경선 뿐 아니라 멀리는 대권 후보를 둘러싼 당내 세력판도와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끈다. 소장파들은 박근혜 대표의 우군으로 분류된다. 3선그룹은 소장파와 대립각을 세워왔으며 박 대표에게 비우호적 입장이다. 이들은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이명박 서울시장이나 손학규 경기지사와 가깝다는 평이다. 박 대표는 대표경선에 나설지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지만,출마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과 나라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출마의 뜻을 내비쳤다. 박 대표를 제외하고 당내에서 뚜렷한 대표 후보군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박 대표가 17대 총선을 거치면서 확고한 입지를 굳혔기 때문이다. 다만 탐색기가 지나면 3선 의원들이나 중진그룹 중에서 후보들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들이 박 대표와 대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박 대표 단일체제'를 우려하는 3선 그룹이 집단지도체제를 주장하는 것은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홍준표 의원은 22일 "단일지도체제를 이끌어갈 만한 카리스마가 있는 인물이 없기 때문에 집단지도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문수 의원도 "경륜있는 중진을 포함한 집단지도체제가 야당으로서의 위기대응 능력을 높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소장개혁파 리더격인 남경필 의원은 "지금은 지도체제보다는 당의 진로와 정체성 문제를 먼저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소장파들은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개혁성향의 초선그룹을 최대한 확보,범개혁파 모임을 결성키로 하는 등 몸집불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