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으로 북한의 개혁개방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중국이 추진중인 변경지역 경제권 건설에 북한을 편입시킴으로써 동북3성 개조사업과 북한의 개혁 개방을 연계시키는 구상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을 수행하고 있는 북한의 경제전문가들이 동북3성 개조사업을 위해 구성된 태스크포스와 이같은 방향의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은 황금 삼각주로 불리는 지린성 훈춘과 북한의 나진 사이에 자유무역지대(FTA)를 설치하는 제안을 한 반면 북한은 신의주와 랴오닝성의 단둥간 FTA 설치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동부 연안에 비춰 상대적으로 뒤처진 변경지역 경제를 인접국과의 교역을 통해 활성화시키겠다는 구상 아래 변경지대를 중심으로 FTA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앙아시아로 통하는 옛 실크로드의 주요 통로였던 신장위구르자치구, 미얀마 등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과 인접한 윈난성 및 광시장족자치구, 러시아와 국경이 맞닿은 헤이룽장성 등에 대대적인 인프라 건설과 경제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것. 이 틀에 북한이 합류할 경우 북한의 개혁개방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북한은 동북3성의 2개 성(지린 랴오닝)에 걸쳐 1천4백32km의 국경을 맞대고 있다. 북ㆍ중 국경선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지린성의 한 경제전문가는 "두만강유역 개발사업이 흐지부지되면서 중국은 훈춘에 변경경제합작구, 수출가공구, 중ㆍ러자유무역구를 세우는 등 자체적으로 육성해 왔다"며 "한국 기업이 쌍방울 등 20여개 입주해 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동북3성 개조사업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선양 등의 개혁모델을 탐구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북한의 신 개혁개방 밑그림은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고위급 경제인사들에 의해 주도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고위급 인사 30∼40명의 면면은 베일에 싸여 있지만 경제통이면서 지난해 국방위 부위원장이 된 연형묵 자강도 당 책임비서는 이번 수행단의 필수 멤버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 철도 경공업 등에 조예가 깊은 곽범기 내각부총리나 전자 및 자원분야 전문가인 로두철 내각부총리 중 한 명도 끼었을 것으로 점쳐진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ㆍ정종호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