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비타민'은 많이 먹을수록 몸에 좋을까. 비타민도 지나치게 먹으면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을까. 과립, 정제에 마시는 제품까지 쏟아져 나오면서 비타민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최근엔 인하대 예방의학교실이 임신부의 몸 속 비타민 C와 E의 농도가 높을수록 우량아 출산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면서 비타민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특정 비타민은 과다 복용하면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비타민이 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본다. 체내에서 생성 안돼 비타민은 생명 유지에 필요한 물질이다. 비타민은 칼로리가 없어 에너지를 내지는 못하지만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체내에서 에너지로 쓰이기 위해서는 비타민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이렇게 중요한 비타민이 대부분 체내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은 식품이나 보충제를 통해 비타민을 섭취하지 않으면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 체내에 어떤 비타민이 부족하면 그로 인한 결핍증세가 나타나 건강에 지장을 초래하고 심할 경우 신체는 치명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비타민을 섭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다. 비타민은 여러가지 식품 속에 들어 있지만 모든 비타민을 골고루 함유하고 있는 식품이 없기 때문이다. 채소와 과일은 비타민 섭취에 가장 좋은 것이다. 쌀 국수 등 곡류와 고기 생선 계란 우유에도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다. 그러나 늘 이상적인 식사를 하기는 어렵다.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식품, 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현대인은 식사만으로는 다양한 비타민을 섭취하기가 힘들다. 더구나 대기 오염과 흡연 스트레스 등으로 몸에 필요한 비타민 양은 더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몸이 필요로 하는 비타민을 충족시키려면 비타민 보충제를 먹어야 한다. 비타민C = 항산화제 비타민에는 13가지가 있다.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B군과 비타민 C가 있으며 지용성 비타민에는 비타민A,D,E,K 등이 있다. 지용성 비타민은 인체에 쌓이는 특징이 있으며 수용성 비타민은 쓰고 남는 부분이 모두 몸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지용성 비타민보다 규칙적으로 먹는게 좋다. 13가지 비타민 가운데 하나라도 부족하면 비타민 결핍증을 보이게 되는데 특히 비타민C의 항산화 기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항산화제란 몸 속에서 나쁜 작용을 하는 산화제와 싸우는 물질이다. 몸에서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산소가 필요한데 이 산소 중 1∼3%가 유해 산소가 돼 DNA 같은 중요한 몸의 성분을 공격하고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 비타민C는 바로 유해 산소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하며 각종 성인병 및 항암 면역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피부 미용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미 주근깨의 발생을 막고 피부에 탄력을 준다. 골격 치아 혈관을 튼튼히 하고 철분 흡수도 돕는다. 하루 섭취량은 오렌지 주스 한잔이면 충분하지만 상황에 따라 양을 늘려야 할 때가 있다. 또 기름기 많은 음식을 먹었을 때 4∼5시간 이내로 비타민C를 섭취하면 유해 지방산의 축적을 방지할 수 있다. 비타민C는 방광염과 대장암 예방 등 역할을 하면서 몸 밖으로 배출된다. 過ㆍ猶ㆍ不ㆍ及 식품으로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식품만으로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종합 비타민 복용을 권장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비타민C 외에 다른 비타민은 지나치게 섭취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비타민A를 식품이 아닌 약품으로 지나치게 먹으면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어린이가 성인용 종합 비타민을 장기 복용해 비타민A가 축적되면 뇌와 간을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 비타민B는 12군까지 있지만 그 중 대표적인 것이 B6이며 이를 과다 복용하면 신경염이 생겨 감각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뼈 형성과 강화에 영향을 미치는 비타민D는 피부에서 자외선 작용으로 만들어진다. 하루 20분 정도 햇볕을 보고 산책하면 충분하다. 그러나 비타민D를 과다 복용하면 칼슘의 흡수를 지나치게 촉진시켜 칼슘혈증, 신장결석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각종 식물성 기름, 곡류의 배아, 견과류, 씨앗, 마가린, 녹황색 채소 등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비타민E는 과잉 섭취하면 혈액응고 인자를 감소시켜 출혈시 혈액응고가 지연되는 부작용을 일으킨다. 비타민 K는 동물의 간, 녹황색 채소, 콩류, 곡류, 과일 등에 광범위하게 들어 있고 과잉 섭취할 경우 황달이나 용혈성 빈혈이 생길 수 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 [ 도움말=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권혜석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www.clinicbes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