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이 도약의 전기를 맞았다. 지난달 정기국회에서 '애니메이션 총량제'를 포함한 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국산 방송 애니메이션의 수요가 내년부터 2~3배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총량제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전체 프로그램 중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을 일정비율 이상 방송해야 하는 제도다. 이번 조치의 최대 수혜자로 주목받고 있는 동우애니메이션의 김영두 대표(43)는 애니메이션 감독 출신으로 실무와 경영능력을 겸비한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방송 제도의 변화에 따라 한·일 합작 애니메이션으로 한국 시장에 진입하려는 일본 업체들로부터 4건이나 공동제작 제의를 받았습니다. 애니메이션의 한·일 합작은 국산 애니메이션 시장을 일본으로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동우가 일본 업체들의 합작 표적이 된 것은 높은 기술력 덕분.수백편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 작품을 제작하면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올림푸스 가디언' 등 창작 애니메이션도 9편을 제작했다. 지난해에는 일본 반다이사와 방송용 애니메이션 '포트리스'를 공동 제작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 열린 도쿄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서는 단편 '아프리카,아프리카'로 최고상인 그랑프리를 받았다. "동우는 52편짜리 방송용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매주 한 편씩 완성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갖췄습니다. 대부분의 국내 제작사들은 20여가지 제작과정 중 4~5단계만 소화할 수 있지만 동우는 전과정을 자체 제작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동우는 매출 1백87억원,순익 5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올해 매출 2백50억원,순익 3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외국과의 공동 제작이 늘어날 전망인데다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부문에서 OEM 수주도 증가하고 있어서다. 동우는 현재 워너브러더스의 영화 '스쿠비두'와 소니의 방송 애니메이션 '재키 찬 어드벤처' 등에 파트너로도 참여하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