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들어가서 돈을 번 미국 회사가 있습니까? 한국에 진출한 기업들은 이미 돈을 잘 벌고 있습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태미 오버비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24일~27일에 있었던 암참의 연례 워싱턴 방문행사(Doorknock trip)에서 미국 기업 인사들을 만나 이렇게 역설하고 다녔다.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려고 안간힘을 쓰지만 그곳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찾은 예가 있느냐는 것이다. 매년 워싱턴을 방문할 때마다 한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이해부족에 실망한다는 오버비 부회장은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고 말한다. 미국인들도 지난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와 중국정부의 대응을 주시하며 '중국은 매우 다른 나라'임을 실감했다는 것. 그래서 그는 "좀더 개방적이고 안정적인 한국을 중국진출의 기점으로 삼으라"고 조언했고 미 고위인사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오버비 부회장은 "GM대우가 지난 3월 1조7천억원의 추가 투자를 발표한 것이나 씨티그룹이 3조원을 들여 한미은행을 인수한 것, 푸르덴셜이 현대투자증권을 합병한 것 등은 미국기업들의 한국시장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 외에도 6개 정도의 미국 기업이 한국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6개 기업 중 4개는 제조업체며 그 중 1개는 큰 규모의 투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버비 부회장은 최근의 탄핵 정국과 관련해 "외국인투자가들은 한국시장이 정치적 혼란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워싱턴에도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고 워싱턴은 우리(암참·미국상공회의소)를 믿는다"고 소개했다. 지난 88년 윌리엄머서 마케팅 디렉터로 한국생활을 시작한 오버비 부회장은 95년부터 암참 상근 부회장직을 맡아왔으며 9년째 워싱턴을 방문해 한국을 알리고 있다. 할리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을 즐겨 타는 그는 "한국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나라며 지루한 것을 싫어하는 성격 때문에 한국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