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어디로..현대차그룹.포스코 경쟁속 군인공제회 돌발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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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철강 인수를 놓고 포스코-동국제강 컨소시엄과 현대차그룹 계열 INI스틸-하이스코 컨소시엄이 자존심을 건 한판승부를 벌인다.
양측은 14일 인수의향서를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에 제출,본격적인 인수전 참가를 공식화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예비 실사를 거쳐 내달 25일 가격 조건을 포함,향후 운영계획을 담은 인수제안서를 제출받아 6월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지난해 자금부족으로 인수가 무산됐던 중후산업 권호성 사장이 구성한 'K스틸'도 막강한 자금력의 군인공제회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의향서를 제출,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한보철강 최종 인수전은 초반부터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 YK스틸 등 모두 4∼5개 업체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명분싸움 치열
INI스틸-하이스코와 포스코-동국제강이 대규모 자금 투입을 각오하면서까지 한보철강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하이스코로서는 현대·기아차라는 든든한 수요기반을 갖춘 만큼 열연강판 2백만t 생산이 가능한 B지구를 인수할 경우 자동차 강판생산 전용공장인 순천공장과 시너지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2008년 5백만대 생산체제를 목표로 해외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현대차 그룹도 포스코에 대한 철강재 의존도를 낮출 수 있고 가격협상에서도 좋은 조건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NI스틸은 A지구(철근공장)를 인수할 경우 연간 생산 규모가 4백만t에 육박,현재 32%인 시장점유율을 45%까지 끌어올려 완전한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게 된다.
반면 포스코는 B지구를 인수할 경우 핫코일(열연강판)의 공급부족을 해소하면서 조강생산량 3천2백만t 체제를 구축,신일본제철 등을 제치며 세계 2위 철강업체로 도약하게 된다.
중국 철강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설비확충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인수 요인이다.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냉연기반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게 되는 상황을 저지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동국제강으로서도 A지구를 확보하게 되면 철근생산량 3백30만t 체제를 갖추면서 시장점유율을 INI스틸과 맞먹는 30%로 끌어올릴 수 있다.
INI스틸이 인수할 경우 시장지배력 약화라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 초래될 수 있는 만큼 동국제강도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나설 태세다.
◆인수가 7천억원 육박할 듯
지난해 말 인수대금을 마련하지 못해 최종 인수단계에서 탈락한 AK캐피탈이 인수 본계약 당시 한보철강과 합의한 금액은 3억7천만달러(4천5백억원).하지만 이번 입찰에서는 철강경기가 사상 최고의 호황을 구가하면서 한보철강의 1·4분기 영업이익이 최소 2백억원 이상으로 예상돼 '몸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여기에 인수경쟁이 초반 가열될 조짐을 보이면서 인수대금만 7천억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게다가 5년 이상 설비가 방치된 A지구(열연공장)에 대한 추가시설과 운영자금 투입까지 감안하면 어느 쪽이 인수하든 초기 인수비용은 1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어느 업체든 한보철강을 인수할 경우 경쟁 상대방을 압박할 수 있는 시장지위를 확보하게 된다"며 "더욱이 한보철강의 수익성이 그 어느 때보다 낙관적이라는 점도 치열한 경쟁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태웅·이심기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