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50플러스 세대"..미국기업들 노인대상 '그레이 마케팅'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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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그레이 마케팅(Gray marketing)' 열풍이 불고 있다.
요즘 노인들은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에 참여하고,다른 연령층보다 재산이 많아 구매력도 훨씬 높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태어난 이른바 '베이비 붐' 세대가 고령화되면서 기업들은 이들 세대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와 달리 신세대 노인들은 절약을 미덕으로 삼지 않으며,같은 브랜드만 고집하지도 않아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돈 많은 노인들=미국 인구통계청에 따르면 '50 플러스 세대(50세 이상)'는 미국 전체 인구의 30% 수준인 7천8백만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이 보유한 순자산(총자산-부채)은 미국 전체 국부(國富)의 67%인 28조달러에 달한다.
특히 인간 수명이 길어지면서 50 플러스 세대는 더욱 견고한 소비그룹으로 각광받고 있다.
USA투데이는 "50 플러스 세대는 미 역사상 가장 풍족한 고령화 그룹이 될 것"이라며 "이들은 향후 2년 내에 미국내 민간투자의 77%,전체 국가수입의 40%를 담당하는 막강한 소비계층으로 급부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인들의 마음을 빼앗아라=노인층이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떠오르면서 기업들도 바빠졌다.
포드 자동차는 올 가을 노인층을 위한 '포드 500' 시리즈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차량은 트렁크에 골프채 가방 8개가 들어갈 수 있도록 고안돼 노인층 레저용으로 안성맞춤이 될 전망이다.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는 지난 2002년 저칼로리 맥주인 미켈롭 울트라를 개발,와인을 소비하던 노인들을 새 고객으로 끌어안았다.
이 회사는 노인 휴양소가 모여있는 플로리다에서 집중적인 마케팅을 펼쳐 연간 두자릿수 이상의 매출신장 효과를 보고 있다.
소니는 TV광고에 백발의 우주인을 등장시켜 성공을 거둔 경우다.
시장조사 결과 홈시어터 등 고가의 전자제품 소비자는 노인층이라는 사실에 착안,노인대상 광고에 2천5백만달러나 투입했다.
젊은이들의 음악파일 다운로드 때문에 고전해 온 음반업계에서는 수년전부터 노인들을 특별고객으로 우대하고 있다.
대형 음반매장인 버진 메가스토어는 이글스 등 흘러간 팝송 전문코너를 마련하고,노인 대상 콘서트를 수시로 열어 큰 수익을 챙기고 있다.
소니의 크리스 개블러 마케팅 이사는 "그레이 마케팅의 핵심은 노인들과 젊은이들을 차별하지 않는 것"이라며 "노인전용 상품이란 사실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