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읽는 '땅'이야기] <35> 뜨는 땅 지는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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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인 A씨는 전원주택지로 각광받고 있는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면 대성리 인근에 5천평의 땅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의 땅은 북한강변에 바로 붙어 있는 잡종지였다.
A씨는 지난 88년 북한강변에 전원카페 등이 대거 들어서기 시작할 무렵 땅값이 두배 정도 오르자 이 땅을 평당 15만원에 팔았다.
그러고는 북한강에서 멀리 떨어진 곳의 농지 1만평을 새로 샀다.
오로지 농사밖에 몰랐던 그는 기존 땅보다 두배나 넓은 땅을 사서 농사를 짓게 돼 마냥 기뻤다.
그러나 16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땅값은 어떻게 됐을까.
자신이 판 북한강변의 땅값은 평당 1백20만원을 호가한다.
북한강변에 전원카페 등 상업시설이 대거 들어서며 땅값이 폭등한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산 농지의 가격은 아직도 평당 10만원대를 맴돌고 있다.
농사를 지어봐야 본전도 뽑기 힘든 세상이어서 농지값은 제자리걸음만 계속하고 있다.
이처럼 시대에 따라 인기 있는 땅은 바뀐다.
먹고 살기 힘들었던 시대에는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최고였다.
그러나 요즘은 한강 골프장 등의 조망권을 가진 땅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런 시대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면 A씨같은 큰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그렇다면 시대별로 어떤 땅들이 인기를 끌었을까.
80년대 중반은 농지와 임야의 시대였다.
산업화를 위한 개발계획이 남발되면서 전국의 절대농지 상대농지 임야가 투기의 대상이 됐다.
90년대 중반은 준농림지 시대였다.
준농림지에 아파트나 공장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정부 조치가 나오면서 대도시 인근 준농림지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평당 3만∼5만원 하던 준농림지가 불과 3년 새 3∼10배까지 뛰었다.
이어 최근에는 신행정수도건설 공기업지방이전 등 지방분권화 정책이 추진되면서 새롭게 개발되는 지역들이 뜨고 있다.
또 삶의 질을 따지는 사람들이 늘면서 자연환경이 쾌적한 곳의 땅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도움말 임달호 현도컨설팅 대표 (02)2009-3622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