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주가지수연계증권), 브릭스펀드, 선박펀드, 선물ㆍ옵션… 요즘 큰손들에게 인기 있는 증권상품들이다. 실제 최근 들어 주가 상승에도 불구, 강남 증권사에 종목 추천을 요청하는 직접투자자들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단일 종목의 주가 차트를 살펴보는 대신 해외펀드 ELS 선물등으로 눈을 돌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국내 증권투자 패턴을 선도해온 큰손들의 투자성향이 '직접에서 간접'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해외투자 펀드의 경우 선보인지 불과 1년여 만에 큰손의 최대 관심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브릭스(BRICsㆍ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특히 인기가 높다. 중국 기업 관련 주식에 40%를 투자한 '슈로더 그레이터 차이나'가 그 예다. 세계 유수의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펀드 오브 헤지펀드'도 등장했다. 삼성증권 김유경 도곡지점장은 "10억원이 넘는 거액을 운용하는 고객의 대부분은 해외투자 펀드에 투자총액의 10% 이상을 할당하는게 일반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는 해외펀드 투자 규모가 월평균 1천억원대에 불과했으나, 올 2월 5천억원선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도 강남 투자패턴의 변화 덕분이라는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ELS 등 신종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강남 큰손들도 늘고 있다. 3억원 이상의 고객만 상대하는 LG투자증권 골드넛WMC의 이상봉 부장은 "주가는 올라봐야 1,000포인트를 찍고 빠질 것으로 보고 시큰둥해 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안정성이 있으면서도 때로는 고수익도 얻을수 있는 ELS 선박펀드 도로투자펀드 등 새로운 틈새상품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기관이 운용하는 프로그램 매매시스템을 개인투자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해 주는 '맞춤식 시스템트레이딩'이 등장한 것도 눈여겨볼 변화다. 대신증권 강남역 지점은 자체 개발한 사이보스 트레이드란 프로그램을 활용한 시스템트레이딩 영업을 올해부터 강화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스템트레이딩이란 선물시장 움직임을 기술적으로 체크, 자동으로 매매주문을 하는 투자시스템. 이경환 강남역지점장은 "매매수수료를 일반거래보다 30% 올려 받는데도 월 평균 12억원의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며 "다른 증권사 영업점들도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