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세계화 형식 벗고 실리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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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에 치우쳤던 대학들의 '글로벌화' 노력이 실리주의로 바뀌고 있다.
외국대학과 소수의 학생을 단기간 교환했던 방식에서 탈피, 수십명에서 수백명에 이르는 대규모 학생을 파견하고 교류기간도 2년까지 연장하는가 하면 공동교육과정까지 만드는 등 실질적인 교류가 추진되고 있다.
이는 교육개방을 앞둔데다 해외유학생 증가, 취학 학생수 감소 등으로 위기를 맞은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달 개교 50주년을 맞는 인하대는 오는 29일 미국 워싱턴대와 로드아일랜드대, 중국 샤먼대, 프랑스 르아브르대, 호주 로열멜버른공대, 이스라엘 하이파대 등 세계 6개 대학과 '공동교육'을 위한 컨소시엄을 만든다.
컨소시엄은 2006년부터 물류와 해양, 경영, IT, BT, NT 등 6개 학문분야에서 공동교과과정을 개설하고 복수학위를 주기로 했다.
향후 일본 쓰쿠바대 등도 참여해 EU(유럽연합)의 '에라스무스 문두스'와 맞먹는 공동교육과정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에라스무스 문두스'는 EU내 3개국 이상의 대학이 프로그램을 엮어 '유럽 석사'라는 학위로 연계하고 학생들은 3개국을 이동하면서 대학원을 마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인하대 조석연 대외협력처장은 "세계화는 생존을 위한 화두"라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 대학들도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류 등 6개 과정은 전세계적인 공동교육이 필요하다"며 "2006년부터 이 과정에 입학하는 신입생을 별도로 뽑아 최소 1∼2년을 외국에서 공부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외대는 오는 20일 개교 50주년을 맞아 일본 도쿄외국어대(TUFS), 중국 베이징외국어대(BFSU)와 공동으로 '국경없는 교육교류협정'을 맺는다.
이에 따라 세 대학은 내년부터 학생들이 본교에서 2∼3년, 다른 대학에서 1∼2년을 공부하게하고 공동학위를 주는 '3+1(2+2)'이나 '2+1+1' 공동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키로 했다.
세 대학은 학비는 모교 수준에 맞추고 교환학생수는 제한하지 않는 방향으로 협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흥규 한국외대 대외협력처장은 "내년부터 한학기 1백∼2백명의 외대생이 해외 외대에서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화를 통해 세계 최고의 외국어대로 발돋움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이에앞서 지난달 31일 예일대와 학술교류협정과 2004년도 여름학기에 신설될 어학연수 프로그램 ('SNU at YALE') 관련 협정을 맺고 이번 여름학기부터 서울대 학생 20여명을 보내기로 했다.
한양대도 지난달 MIT와 자매결연 및 학술교류에 대한 협정을 체결, 올 9월부터 공대 학부생중 2∼3명이 1년간 MIT에서 수학할 수 있게 됐으며 향후 대학원생과 박사 후 과정 연구생(post doc)도 파견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국제화에 가장 적극적인 대학은 고려대.
지난해 3월 어윤대 총장이 취임한 이후 KU-글로벌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 캐나다 UBC와 호주 그리피스대학, 미국 UC데이비스, 중국 런민대학, 영국 로열할러웨이대 등에 고대생 기숙사를 짓고 1년에 모두 8백20명의 학생을 내보낼 계획이다.
현재 오는 2학기 UC데이비스(1백명)와 UBC(50명), 로열할러웨이대(35명) 등에 보낼 방문학생 1백85명을 선발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