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임효씨(49)가 9일부터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자연과 신화적 요소를 바탕으로 한 '생성(生成)''상생(相生)' 시리즈 60여점을 선보인다. 임씨는 손으로 제작한 한지에 염색과정을 거치고 옻칠한 후 여기에 수묵을 우려내는 복잡한 작업을 고집하고 있는 작가다. 수제 한지는 만드는 작업이 복잡한데다 비용도 만만치 않아 작가들이 쉽게 택하지 않는 재료다. 하지만 이런 힘든 과정을 거친 한지판은 두터운 질감이 돋보이는 게 강점이다. 신작들은 지금까지 그려온 '자연'의 연장선상에 '신화적 요소'를 가미했다. 토템이라든가 선사시대 암각화에서 느껴지는 생성의 에너지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한다. '장자'에 나오는 대붕,형형한 눈동자,탈바가지,태양 등이 상징적으로 그림에 등장한다. 강한 필선과 은은한 먹,현란한 옻칠로 추상의 세계를 표현한 게 특징이다. 제작과정 자체가 '수묵과 옻칠의 상생'이라고 볼 수 있고 먹의 은은한 번짐 효과와 옻칠의 화려함이 어울려 또한 '상생'을 만들어내고 있다. 임씨는 선미술상과 동아미술상을 수상했다. 22일까지.(02)734-0458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