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월드컵의 메카 상암벌이 한국과 이라크의 평화의 장으로 다시 한번 빛났다. 이라크 파병을 앞둔 자이툰 부대원 3천여명과 가족 2천여명 등 5천여명은 6일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이라크 올림픽축구대표팀의 친선경기를 지켜보며 열띤 응원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대내외에 알렸다. 이들은 이라크에 동시 생중계된 이날 경기에서 본부석 맞은 편에 질서정연하게자리를 잡고 한국의 붉은악마에 맞서 아랍어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카드섹션을 펼치며 이라크팀 응원에 나섰다. 경기 시작 2시간전에 입장을 마친 자이툰 부대원들은 전투복 상의로 `이라크 프렌드(IRAQ FRIEND)'라는 영문 카드섹션을 선보였고 또 `희망, 꿈, 미래를 당신과 함께(Hope, Dream, Future with you)'라는 슬로건을 흔들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아울러 경기 시작에 앞서 거행된 한국과 이라크 유소년 축구팀 자매결연식에서는 자이툰 부대원들이 태극기와 이라크 국기를 흔들며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날려보내 `평화의 사도'임을 강조했다. 또 붉은악마의 `대~한민국' 구호에 맞서 자이툰 부대원들과 가족들은 이라크 선수들이 공을 잡고 멋진 플레이를 보일 때마다 `오! 필승 이라크', `이라크'라는 응원구호에다 파도타기 응원까지 실시해 마치 이라크 홈구장을 방불케 했다. `평화의 공' 전달식에 나선 자이툰 부대장인 황의돈 육군소장은 "평화의 공은이라크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이라크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게 될 것"이라며 "파병 준비에 만전을 기해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부인과 함께 응원석에 자리한 자이툰 부대의 김철 상사는 "이라크 파병을 앞두고 오늘 이라크와의 친선경기에 참석하게돼 부대원들의 분위기가 고무돼있다"면서 "이라크인들에게 자이툰 부대가 평화를 사랑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 상사의 부인인 고명주씨도 "이번 친선 경기를 통해 한국과 이라크가 서로 믿을 수 있는 친구라는 점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이툰 부대의 강민석 상병도 "경기장에 나와 축구경기를 볼 수 있으니 기분이상쾌하다"며 "무엇보다 이라크에 좋은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행사라고 생각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양팀 선수들은 비교적 거친 몸싸움을 자제하며 원만한 경기운영으로 2만5천여 관중의 박수갈채를 받았고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 한마리가 전반전이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특히 후반 들어 자이툰 부대원들은 대형 이라크 국기를 들고 응원석을 찾아온이라크인들과 어울려 이라크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구호를 외쳐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한국축구의 국제적 위상제고와 더불어 한국과 이라크의 관계 개선에도 일조한 경기"라며 "스포츠가 인류를 하나로 만든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됐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