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정유업체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미국 텍사스 정유공장 폭발 소식으로 31일 주가가 크게 출렁 거렸다. 외국인은 폭발사고가 전해진 오후 12시께부터 1시간여동안 주가지수선물을 1천계약 이상 매도했다. 이로 인해 주가지수 선물가격이 급락,1천억원에 가까운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쏟아지면서 종합주가지수는 순식각에 약세로 반전,868선까지 밀렸다. 시황 분석가들은 BP 폭발사고가 테러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단기투자성향의 일부 외국인이 선물을 대거 매도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또 폭발 소식으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가 시간외 거래에서 전날보다 1.2% 상승한 36.70달러까지 오르자,유가상승에 대한 불안감이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그러나 외국인이 현물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량주에 대한 매수세를 꾸준히 확대하자 투자심리는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 지수는 장후반 급등세로 반전돼 880.50에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은 지난 1개월동안 하루기준으로 가장 많은 금액인 3천3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주가가 장중에 크게 출렁거리면서 물량소화 과정을 거친 점은 향후 수급안정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단기 매물압박 요인이었던 프로그램 매물을 외국인이 거뜬히 소화하면서 주가가 2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한 만큼 당분간 시장이 안정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대용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BP공장의 폭발 영향으로 유가가 일시 상승세로 돌아선 점이 불안요인이지만 사고가 난 정유공장의 하루 정제량이 SK(주)의 절반규모인 44만배럴 정도여서 국제유가 흐름을 바꿔 놓을 정도의 악재는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