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기업유치' 발벗고 뛴다] (6) '전북-親기업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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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은 지난달초 서울 가양동에 있는 연매출 2천억원 규모의 전분당공장을 군산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부산에서 40여년간 뿌리를 박아온 부산공장을 지난해 7월 군산으로 옮긴지 채 1년도 안돼서다.
임동인 대상 전분당연구소장(전 군산공장장)은 "군산은 물류비 등 여러 조건을 감안하면 공장을 옮길 최적지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사실 전북지역은 수도권이나 충청권에 비해 기업유치에 불리한 점이 많다.
지리적 위치, 인프라 등 어느 면에서도 수도권지역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
이같은 열악한 투자환경에도 대상이 군산을 선택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들 악조건의 투자환경을 커버해준 공무원들의 서비스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투자유치분야에서만 15년간 근무해 기업유치의 산증인인 전북도청 고창수 사무관은 "수도권 등에 비해 내세울 것이 별로 없는 현실에서 기업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서비스 정신으로 똘똘 뭉쳤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2년 대상의 부산공장을 군산으로 옮겨왔을때도 공무원들의 전방위 서비스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평소 연고 기업위주로 투자동향을 파악해 오던 전북도는 당시 대상의 군산공장 관계자를 통해 부산 공장을 충남 아산으로 옮긴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강현욱 전북지사는 즉시 전담팀 구성을 지시했고 이들을 대상의 서울 본사로 파견했다.
전담팀은 수개월간 서울 본사에서 살다시피하면서 설득 작업에 나섰다.
대상은 당초 도에서 제시한 군산국가공단이 조성된 지 얼마 안돼 기반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해 왔다.
그러나 전담팀은 모든 것을 책임지고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전북도와 군산시가 나서 기반시설정비와 공장설립에 필요한 각종 인허가 사항을 신속히 처리했다.
특히 수자원공사와 토지공사 등 유관기관을 설득해 공장가동에 가장 난제였던 충분한 용수공급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해줬다.
이렇게 해서 대상은 군산시 소룡동 군산국가공단 2만여평에 공장을 이전하게 됐다.
유치과정에서 보여준 공무원들의 성의는 대상의 추가투자로 이어졌다.
지난달초에는 서울 가양동에 있는 연매출 2천억원 규모의 전분당공장을 군산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강 지사는 "앉아서 기업이 오길 기다리는 시대는 지났다"며 "완벽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해 기업을 모셔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1년 전주로 옮긴 대전의 한국전지도 비슷한 케이스이다.
아틀라스 배터리를 생산해 내수와 일본 유럽 미주에 수출하고 있는 한국전지는 당초 충남지역의 한 농공단지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추진중이었다.
이때에도 전북도 직원들의 서비스 정신이 발휘됐다.
한국전지측이 문제를 삼은 것은 비싼 공장분양가.
직원들은 당시 공장용지 분양을 맡은 토지공사를 찾아가 관련규정을 샅샅이 뒤진 끝에 '당초매입가격에 채권이자를 붙여 분양해야 한다'는 조항을 찾아내 평당 20만원이 넘던 분양가를 15만원으로 낮춰 주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고창에 입주한 매일뉴질랜드치즈도 공장짓는 것 빼고 이전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관계공무원들이 대신 처리해 줬다.
허허벌판에 도로를 내고 공급용수를 공업용수가격으로 인하해 주기 위해 군조례도 바꿨다.
광업권설정자의 동의서,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환경청과 협의 등을 불과 한달이내에 신속하게 처리해 줬다.
전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