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투신 철강 유화 제지 등을 중심으로 대형 M&A(인수합병)가 가시화 되면서 관련 업종의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매물 기업을 인수하는 회사가 업계 1위로 등극하거나 시장주도권을 쥘수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관련기업의 주가는 벌써부터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1등기업 및 업종 주도기업이 증시에서 얻게되는 "프리미엄"이 주가에 반영된 결과다. 전문가들은 초대형 M&A테마가 지루한 조정장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종별 M&A 현황 제지업종에선 신호제지 인수전이 본격화됐다. 업계 1위인 한솔제지와 2위인 신무림제지가 3위인 신호제지를 인수하기 위해 의향서를 제출했다. 신무림제지가 신호제지를 사들일 경우 한솔제지를 제치고 업계 1위로 뛰어 오른다. 반면 한솔제지가 신호제지를 인수하면 1위와 2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된다. 철강업계에선 한보철강을 놓고 INI스틸-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과 포스코-동국제강 컨소시엄간 각축전이 한창이다. INI스틸이 한보철강을 인수할 경우 철근시장 점유율이 44%까지 치솟게 된다. 유화업종에선 호남석유화학이 KP케미칼 인수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호남석유화학의 인수가 확정되면 호남석유화학의 유화업종내 지위가 6위에서 2위권으로 뛰어오르게 된다. SK㈜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LG화학 추격도 가능해진다. 한투증권 및 대투증권을 놓고 금융권이 벌이는 인수전도 관심거리다. 국민은행 우리금융지주 하나은행 등 은행과 동원금융지주 한화증권 등 증권사,HSBC UBS 등이 뛰고 있다. 한투증권과 대투증권을 동시에 인수하면 국내최대 자산운용회사가 된다. 인수전에 나선 금융회사들은 증권업계 2위권인 LG투자증권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주가전망 및 투자포인트 증권사들은 한보철강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INI스틸에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삼성 LG 대신증권 등은 하나같이 "시너지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지업종 인수전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론 긍정적이란 반응이 지배적이다. 신호제지를 인수하는 기업이 가격결정력을 갖게 돼 마진을 높일수 있으며 출혈경쟁도 자제될 것이라는게 그 이유다. ING베어링은 호남석유화학에 대해 매수가격을 기존 4만3천9백원에서 7만3천6백원으로 67% 높였다. 하지만 높은 인수가격을 우려하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업종내 주도권을 장악하게 되는 M&A이기 때문에 인수가격이 상당수준에 이를 것이란 지적이다. 우리증권은 "호남석유화학의 KP케미칼 인수대금이 과도하게 책정될 경우 적정주가를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업의 주가가 기업인수 소식과 함께 강세를 보인 직후 곧장 조정을 받고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의 반영이다. INI스틸은 최근 10%정도 뛰었다가 5% 이상 조정을 받고 있으며,호남석유화학의 오름폭도 둔화되고 있다. 신호제지 입찰참여 소식이 전해진 24일 한솔제지와 신무림제지는 모두 약세를 나타냈다. 홍성국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대형 M&A의 경우 M&A가 마무리된 후 주가가 큰폭으로 치솟은 사례가 많다"며 중장기 유망론을 피력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