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1:23
수정2006.04.02 01:25
전자업계 최고의 캐시카우로 부각되고 있는 TFT-LCD 업계가 '삼성전자[005930]-소니' 쪽과 'LG필립스LCD-샤프' 진영으로 갈려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이들 메이저 4대 업체의 합종연횡은 LCD 5세대에 이어 6,7세대 표준규격을 놓고벌어지는 헤게모니 싸움으로, 패한 쪽은 향후 LCD 사업에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소니가 최근 대형 TV용 7세대 LCD 합작사인 'S-LCD' 설립에 관한 본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LCD 시장공략에 나선데 이어 LG필립스LCD는 샤프와 제휴, 7세대에서 같은 표준규격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소니의 7세대 LCD 규격은 '1,870mmX2,200mm'로 1장의 유리기판에 32인치는 12장, 40인치는 8장, 46인치는 6장을 만들 수 있어 20인치대 후반에서 30인치대에 최적인 6세대에 비해 40인치 이상의 대형 TV용 기판을 만드는데 적합하다.
이에반해 삼성-소니 합작사에 7세대에서 선수를 빼앗긴 LG필립스LCD는 구미 6세대 라인(1,500㎜X1,850㎜)에 이어 최근 파주에 7세대 생산라인 설립에 착수했는데표준규격을 삼성전자측보다 큰 가로.세로 2,000㎜ 이상으로 채택할 계획이다.
또 샤프는 6세대 라인 규격을 '1,500㎜X1,800㎜'로 발표해 LG필립스LCD와 거의같은 사이즈에 투자한데 이어 아직 규격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7세대에서도 삼성-소니 연합에 대항해 LG필립스LCD와 공동 보조를 취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LCD 패널업체들의 표준화 경쟁은 세트업체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LCD TV 부문에서 소니의 강력한 라이벌인 마쓰시타가 역시 삼성-소니 합작사를 견제하기 위해 LG필립스LCD-샤프 진영에 합류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이같이 LCD 업체들이 표준화 경쟁에 주력하는 것은 자신들이 채택한 규격이 시장에서 얼마나 세(勢)를 불려가는냐에 따라 세트업체들에 얼마나 많은 패널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LG필립스LCD와 삼성전자는 5세대에서도 표준규격을 놓고 '1,000㎜X1,200㎜'와 '1,100㎜X1,300㎜'로 갈려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으나 승패없이 양자구도로 갈린 채 6,7세대로 승부를 넘기게 됐다.
최석포 우리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의 LCD 경쟁은 결국 표준규격 싸움이 관건"이라며 "앞으로 일본.대만업체를 비롯해 장비업체,세트업체를장악하려는 주도권 경쟁이 뜨겁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기자 faith@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