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개발된 차세대 통신서비스인 휴대인터넷 기술이 국제적 표준으로 공식 채택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 총괄사장은 21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리고 있는 '세빗2004' 전시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내에서 개발한 휴대인터넷 기술인 HPi에 미국 인텔사의 무선기술인 와이맥스(WiMAX)를 결합한 표준안을 최근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에 제출해 1단계 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이 안이 심사를 최종 통과할 경우 IEEE 802.16e(미 전기전자학회 중광대역무선접속 부문)의 국제 표준으로 인정받게 된다"고 말했다. IEEE는 기술 전문가들의 학회이면서 국제 표준화 기구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번 표준안에 포함된 HPi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를 중심으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삼성전자,KT,SK텔레콤 등이 공동 개발한 무선 접속기술로 국내 2.3GHz 휴대인터넷 서비스의 표준으로 유력하다. 삼성 관계자는 "한국-인텔의 공동기술을 IEEE 같은 국제 표준화기구가 공식 표준으로 채택하면 차세대 통신 서비스로 부상하고 있는 휴대인터넷의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IT(정보기술)분야에서 국제적인 영향력을 지닌 인텔과의 공조를 통해 표준을 확산할 경우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칩 메이커인 인텔은 최근 한국 무선인터넷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 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여는 등 활발한 투자를 벌이고 있다. 한편 이기태 사장은 이날 "삼성의 3세대 이동통신인 W-CDMA 휴대폰을 유럽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보다폰사에 가장 먼저 공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보다폰은 이 휴대폰으로 5월 중에 스페인을 시작으로 영국 프랑스 등 유럽국가에서 3세대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보다폰 오렌지 등 유럽의 주요 통신업체들이 3세대 서비스에 적극적이어서 유럽시장은 내년이 3세대 서비스로 이동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노버=김태완·고성연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