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세계일류 (3) 전기ㆍ전자] 차세대 반도체 등 '태극기'가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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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ㆍ전자부문에서 세계 최고를 향한 한국업체들의 도전은 이제 고지를 점령하기 직전까지 다다랐다.
최근 삼성전자와 IBM이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인 시스템LSI 부문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나노급 첨단 공정기술을 공동 개발키로 한 이 소식은 관련업계에 '빅 뉴스'였다.
이 제휴에 가장 자극을 받은 기업은 미국 인텔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메모리-비메모리를 통틀어 부동의 세계 1위를 달려온 인텔로선 메모리 1위 삼성전자의 추격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지난해 인텔의 반도체 매출은 2백70억달러로 삼성전자(97억달러)를 큰 차이로 눌렀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 인텔을 제친데 이어 수년 내 비메모리 사업에서도 연간 5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어서 양사의 격차는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계획대로라면 삼성전자는 오는 2007년께 메모리 반도체(플래시메모리 포함)에서 1백80억달러, 비메모리에서 50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해 장차 세계 1위를 놓고 인텔과 한판 승부를 겨룰 채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에어컨 청소기 전자레인지 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 휴대폰단말기 등 4개 품목을 세계 1위에 올려놓고 있다.
자회사인 LG필립스LCD는 10인치 이상 LCD(액정표시장치) 분야의 선두주자다.
플래시 타입의 MP3 플레이어에선 중견 전자업체인 아이리버와 디지털웨이가 각각 세계 1,4위를 달리고 있고 삼성전자는 6위권에서 수직상승을 노리고 있다.
이처럼 전기ㆍ전자ㆍIT(정보통신) 시장의 선두그룹에 한국업체들이 명함을 내밀지 않는 품목은 별로 없다.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투자가 주효한 덕분도 있지만 제품별로 치열하게 전개돼 온 국내업체들의 내부경쟁이 세계 시장에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주요 품목별로 '글로벌 톱5'를 꼽아보면 한결같이 2∼3개의 국내 업체들이 자리잡고 있는 양상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 분야에선 올해 삼성SDI와 LG전자가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세계 1위는 일본의 FHP였지만 삼성SDI와 LG전자가 잇따라 생산라인을 증설하면서 순위 역전이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삼성SDI의 경우 업계 최초로 30인치에서 80인치대에 이르는 다양한 고화질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놓고 있다.
2차 전지 분야에서 일본의 산요가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SDI와 LG화학이 추격에 나서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3월 제2공장을 준공, 총 13개 라인에서 월 1천4백10만셀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으며 연말까지 월 1천8백만셀 규모의 양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 역시 올해 리튬이온전지 등 2차전지를 포함한 정보전자소재 사업에 전체 투자의 절반 이상인 3천여억원을 투입,관련 매출을 지난해 2천7백억원 수준에서 올해 6천억원으로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소니 마쓰시타 등 일본업체들이 주도해온 세계 디지털TV 시장에서도 '코리안 파워'의 도전이 거세게 펼쳐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차세대 성장품목인 PDP TV와 LCD TV를 앞세워 세계 TV업계의 '황제' 소니를 위협하고 있다.
양사 모두 내년까지 세계 1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어 소니를 포함한 3개사의 각축전은 점입가경의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로선 TV의 핵심 소재인 PDP와 LCD부문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LCD의 전체 순위는 삼성전자가 간발의 차이로 LG필립스LCD를 따돌리고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좋은 대형 LCD 부문에선 LG측이 앞서고 있다.
휴대폰은 노키아 모토로라가 세계 1,2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고가의 첨단제품을 앞세워 2위 자리를 노리고 있는 형국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7천만대 이상의 휴대폰을 판매할 것으로 예상돼 지난해 모토로라의 판매실적(7천5백만대)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CDMA 1위를 앞세운 LG전자 역시 올해 5위권에 확실하게 진입한다는 방침 아래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