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1:01
수정2006.04.02 01:04
"고객과 상담할 때는 탄핵의 'ㅌ'자도 꺼내지 마라."
'3·12탄핵'과 관련,기업들이 직원들의 '입 단속'에 부심하고 있다.
행여 직원들이 고객과 탄핵 문제로 논쟁을 벌여 영업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또 일부 기업들은 직원간에 '탄핵 논쟁'이 벌어질 경우 조직의 화합을 저해할 수도 있다고 판단,사내 인터넷 게시판에 탄핵과 관련된 글의 게재 여부를 감시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탄핵안이 가결된 지난 12일 오후 행내 방송을 통해 "고객과 정치적인 상황에 대해 논쟁하는 일은 절대 삼가달라"고 주문했다.
김종욱 수석부행장은 이 방송에서 "국가의 구성원인 국민으로서 정치적인 견해를 제시하는 것은 자유이자 권리지만 고객들은 여러분을 개인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속한 우리은행을 먼저 본다"면서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부탁했다.
보험회사들도 고객과의 접촉이 많은 설계사들에게 '언행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대형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기왕에도 정치문제 종교문제 등 소모적인 논쟁을 야기하는 사안에 대해선 가급적 고객들과 얘기하지 말도록 설계사들에게 주문해왔다"며 "이번의 경우 이슈의 예민성을 감안해 이같은 원칙을 더욱 철저히 지켜주도록 특별히 촉구했다"고 말했다.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도 탄핵 관련 논쟁이 사내에 유입될 경우 조직의 화합과 업무 효율을 저해할 것으로 판단,내부 단속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은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 정치성 발언이 나타날 경우 즉각 삭제와 함께 당사자에게 자제를 당부한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외부 상황에 휩쓸리지 말고 맡은 업무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고위 경영진들의 엄정한 당부가 있었다"며 "아직은 사내에서 탄핵 문제로 갈등이 빚어질 조짐은 안보이지만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