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머금은 매화 .. 남도 매화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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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머금은 꽃은 남달리 화사하다.
모진 추위를 견딘 생명의 힘이 발현된 때문이다.
하얗게 꽃망울을 터뜨리는 매화의 자태는 특히 강렬하게 다가온다.
사방으로 흩어지는 하얀 매화꽃 바람은 보는 이를 압도한다.
한반도에서 매화는 섬진강 매화마을과 해남 보해매원을 으뜸으로 친다.
남도의 매화는 이번 주가 절정이다.
◆광양 매화마을=섬진강을 끼고 있는 매화마을은 전국에서 가장 이름난 꽃고을이다.
섬진강이 하동포구로 흘러드는 마지막 물목에 자리한 섬진마을.이곳의 매화는 지금이 절정이다.
70여가구 대부분이 매실 농사를 짓는 섬진마을은 3월이면 비탈진 산줄기를 따라 온통 매화에 둘러싸인다.
섬진강 매화마을의 원조격인 청매실농원은 너무도 유명한 장소다.
30년동안 매화밭을 가꾸고 매실제품을 연구해온 청매원의 홍쌍리씨는 유명인사가 됐다.
농원의 10만평 산자락은 전체가 매화로 가득하다.
매실이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누리면서 매화밭이 더 커졌다.
매화는 푸른 보리와 어우러져 있다.
매화꽃 사이로 내려다보는 섬진강과 재첩잡이 풍경도 그림 같다.
섬진마을에서는 21일까지 매화축제가 열린다.
길놀음,백운산 야생차회,매화압화만들기 등 이벤트가 펼쳐진다.
축제 기간이후에도 청매실농원에서는 3월말까지 축제가 이어진다.
섬진마을로 가려면 호남고속도로 전주IC에서 빠져나와 남원 가는 우회도로를 탄다.
남원 춘향터널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구례 방향 국도 19호선이 나타난다.
하동에서 광양으로 이어지는 다리를 건너자마자 우회전해 섬진강변을 따라 올라가면 섬진마을 입구다.
◆해남 보해매원=해남의 봄 풍경은 남도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유난히 흙이 붉은 산이반도에는 보해매원 매화밭이 펼쳐져 있다.
매화밭은 무려 14만평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광활하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보해농원 매화는 광양 섬진마을보다 1주일 정도 늦게 핀다.
해마다 3월20일을 전후해 만개한다.
농원 입구에서는 매화밭이 잘 보이지 않지만 막상 농원에 들어가면 일제히 펼쳐진 꽃의 화사함으로 눈이 부시다.
종류가 다양한 각양각색의 매화를 볼 수 있다.
백매화가 주종을 이루지만 홍매화도 섞여 있다.
자세히 보면 연둣빛과 자홍빛 꽃들도 눈에 띈다.
보해 매실농원의 매화나무는 줄을 잘 맞춰 심어져 있기 때문에 개화기에는 꽃터널을 이룬다.
보해매원은 서해안 고속도로를 통해 갈 수 있다.
목포IC에서 빠져나와 해남방면 국도 2호선을 탄다.
영산강 하구언을 넘어 3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영암방조제 가는 길로 접어든다.
방조제를 지나면 산이면으로 가는 806번 지방도와 만난다.
해남읍에서는 산이면으로 가는 버스를 타도 된다.
◆순천 선암사=순천 선암사는 군락을 이룬 매화꽃밭이 아닌 수묵화에서나 마주칠 듯한 오래된 매화를 볼 수 있다.
이곳의 매화는 1천5백년 역사를 지닌 고찰과 함께 어우러져 더욱 운치 있다.
법당을 둘러싸고 있는 돌담 너머로 만개한 매화를 보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홍매화와 백매화가 어울려 운치를 더한다.
선암사 매화가 만개하는 시기는 햇살이 돌담 위로 쏟아지는 3월 말이다.
4월에는 벚꽃도 피어난다.
선암사는 호남고속도로 승주IC에서 빠져 이정표를 따라가면 찾을 수 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