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은 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12일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21포인트,코스닥지수는 14포인트나 급락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아무것도 확실한 게 없다. 대통령 직무정지라는 초유의 사태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경기가 가뜩이나 침체된 가운데 고조된 정국불안이 어떤 결과를 낳을 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향후 증시의 관건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작년부터 유일한 매수 주체였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3%를 웃돈다. 이들이 주식을 팔기 시작한다면 걷잡을 수 없을 게 분명하다. 다행히도 이날은 외국인이 관망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것을 탄핵 정국에 대한 시각으로 이해하기는 힘들다. 시차가 있는 만큼 본격적인 대응은 다음주 초에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은 일단 중립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지만 앞으로 어떤 태도를 보일지 확신할 수 없다"며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이나 선진국지수 편입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외국인의 반응=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시장에서만 4백19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코스닥에서도 3백1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개장 전 장외거래를 통해 하나은행 주식 5백23억원어치를 샀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관망세를 보인 셈이다. 탄핵안이 통과된 뒤 주가가 급락하자 매수 규모를 늘리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선물시장에서는 대량으로 매도 공세를 펴는 등 종잡을 수 없는 태도를 보였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은 "단기적으로는 악재인 것이 분명하지만 이 사태가 향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이 필요하다"며 즉각적인 반응을 피했다. 일부 외국증권사에서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경우 한국 증시는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외국인이 대량의 매물을 내놓을 경우 주가는 폭락사태를 피할 수 없다. ◆향후 전망=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단기적 충격뿐만이 아니다. 경제정책의 집행이 중단되면서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이 나타나면 외국인이 발을 뺄 것을 걱정하고 있다. 우리증권 리서치센터 신성호 상무는 "외국인이 한국의 펀더멘털보다는 세계경기의 움직임이나 미국 시장과 연동한 매매 행태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탄핵 자체는 단기적인 충격에 그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각종 경제정책이 집행되지 못하고 아무런 결정도 내릴 수 없는 상태에 빠진다면 외국인의 태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n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