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가 중견 제약업체인 한일약품을 인수한다. CJ는 한일약품의 주채권업체인 KDB앤드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일약품의 유상증자분 3백20억원을 인수키로 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유상증자는 오는 6월 완료될 예정이며 CJ는 전체 투자액의 62%인 1백98억4천만원을 투자키로 했다. CJ는 증자 이후에도 주식을 계속 매입할 계획이다. CJ 관계자는 "한일약품의 자본금 2백40억원이 오는 6월1일자로 3 대 1로 감자돼 80억원으로 줄기 때문에 유상증자 지분 인수만으로 경영권을 획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CJ는 당초 한일약품의 최대 주주인 우리사주조합의 보유 지분 1백11만1천5백38만주를 단독 매입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인수로 계획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CJ는 이번 한일약품 인수로 상대적으로 약했던 제약사업부문을 대폭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일약품이 가지고 있는 메바로친 바난 헤르벤 셀벡스 등 해외에서 잘 알려진 오리지널 약품 라이선스를 CJ 제약사업부문에 묶으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게 CJ측 설명이다. 가장 먼저 기대하는 효과는 제품 라인 보강을 통한 경쟁력 강화다. CJ는 기존의 빈혈치료제인 아포카인과 간염치료제인 해파박신 등을 합해 연간 1억달러의 수출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미흡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한일약품 인수로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게 돼 내수는 물론 수출을 늘리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템 확장 못지않게 CJ가 한일약품 인수에 적극적이었던 것은 한일약품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 네트워크였다. 한일약품은 미국 등 해외에 다양한 판매망을 구축하고 있어 미국은 물론 칠레 등 남미시장까지 수출이 가능해졌다. CJ는 미국에 제약 현지법인을 두고 있으나 네트워크가 미흡해 수출 확대에 적극 나서지 못했다. 결국 CJ는 한일약품 인수로 해외부문 강화와 아이템 확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특히 2년전 구조조정을 통해 강화키로 했던 제약사업부문에 대한 수혈을 1차로 완료했다. CJ는 작년에 제약부문에서 2천3백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일약품은 종합감기약 '화이투벤'으로 유명한 중견 제약회사로 1999년 자금난으로 부도를 낸 뒤 인수업체를 물색해왔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