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의 운명을 결정 지을 SK㈜ 정기주주총회가 12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다. 이번 주총은 독자적인 이사후보를 내세워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2대주주 소버린자산운용측과 이에 맞서 경영권을 지키려는 최태원 회장측이 맞붙어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특히 양측은 11일까지도 이사 선임과 관련한 투표 순서를 정하지 못한채 신경전을 펼치고 있어 주총 현장에서도 격렬히 맞부딪칠 것으로 보인다. SK㈜는 투표가 'OMR 카드'를 활용한 전자집계방식으로 실시돼 안건 하나당 20∼30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주총안건 15건 가운데 정관개정(3건) 및 이사선임(10건) 등 13건을 놓고 양측이 치열한 표대결을 벌여 표대결에만 5시간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그러나 양측이 정관개정안을 놓고 서로 상대방 의견을 반대하고 있어 정관개정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는 '투명경영위원회' 신설,CEO와 이사회 의장 분리 등을 골자로 하는 정관개정안을 내놨다. 소버린도 집중투표제 배제조항 삭제 안건과 내부거래를 감독할 '내부거래위원회' 신설,이사 임기 1년으로 단축,서면·전자투표제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정관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정관개정은 상법에 따라 주총 참석 의결권 주식수의 3분의 2 이상인 특별결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양측 모두 개정이 가능한 의결권을 확보하지 못한 데다 상대측 안건을 저지할 수준(3분의 1)은 확보한 것으로 보여 정관개정이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SK사태'의 핵심이었던 지배구조 개선은 이뤄지지 못하고 경영권 분쟁만 결론을 맺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