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밖으로는 미국 나스닥지수가 2000선 밑으로 떨어졌고,안으로는 탄핵정국과 트리플위칭데이 (지수선물,개별종목선물,옵션 동시만기)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는 유일한 매수주체였던 외국인의 태도를 1백80도 변화시켰다. 지난주초만해도 하루에 수천억원어치를 사들이던 외국인은 매수강도를 떨어뜨리더니 최근 이틀간은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지수는 속절없이 떨어졌다. 하락 4일째인 10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5.56포인트 추락한 876.02로 마감됐다. 외국인은 2백4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증시와의 동조화가 복원되는 과정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실 지난 한달간 한국증시는 미국증시와 함께 움직이지 않았다. 미국증시가 조정을 받아도 종합주가지수는 올라가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보였으나,다시 동 조화로 복귀하고 있다는 것.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미국증시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국증시가 올랐으나 나스닥 2000선이 깨지면서 한국증시가 눈높이를 낮추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국제적인 유동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지수의 급락은 없 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우(外優)=나스닥지수의 2000선 붕괴는 투자심리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별한 돌발악재가 없이 지수가 떨어지고 있다는 게 더 큰 부담이다. 그동안 IT관련주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기업가치보다 주가가 너무 높게 형성돼 있었던데 따 른 반작용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등 기술주가 시장의 주력종목인 한국시장은 나스닥 하락의 직접적인 영향권아 래 놓여있어 낙폭이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 오연구위원은 "나스닥지수의 하락으로 일본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증시가 10일 모두 약세를 보였다"며 "주력종목이 기술주로 구성된 대만과 한국의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환(內患)=당장은 트리플위칭데이가 문제다. 10일 외국인은 대량으로 선물을 매도하면서 프로그램 매물을 시장에 쏟아냈다. 만기일인 11일에도 상당한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만기일이후 현선물간의 가격차가 좁혀지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지속적으로 나올 가능성 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국인이 선물시장까지 독차지하는등 수급구조의 균형이 깨진데 따른 결과다. 탄핵정국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킨다는 점에서 악재다. 물론 개인투자가들이 10일 주식을 순매수했지만,공격적인 매매패턴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기관들은 대량 매도로 대응했다. 한화증권 이종우리서치센터장은 "현재까지 나타난 바로는 탄핵정국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할 수 있지만 앞으로 사태추이에 따라 큰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망=미국 뮤추얼펀드로 자금이 계속 들어오는등 국제 유동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위안이다. 따라서 시장의 조정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삼성증권 오연구위원은 "미국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던 부분이 조정을 받고나면 다시 오름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전저점인 860선 아래로 떨어지면 지수가 반 등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조주현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