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9일 야당의 탄핵안 발의에 대해 실제 국회의 의결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과 국정수행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초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특히 노 대통령이 바로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그만한 사유로 대통령직을 중단하라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며 "부당한 횡포에 맞서 헌정질서와 법질서를 수호하는 것이 대통령의 의무이며 탄핵사유에 대해서는 굴복할 수 없다"고 한지 하루만에 야당이 실제 행동에 들어가자 표정이 한껏 굳었다. 청와대는 이미 지난주말 이후 민정수석실의 법무비서관실 주도로 탄핵안이 의결됐을 경우에 대비한 실무검토에 들어갔다. 박정규 민정수석은 "선관위의 대통령 선거법 위반결정은 탄핵사유가 안된다"면서도 "헌법에 규정은 있는데 막상 실무적으로 애매한 부분이 있어 법적 검토는 해둘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의결됐을 경우 청와대 비서관들은 누구의 지시를 받아야 하는지,총리의 권한과 행사는 무엇인지 등 실무적인 내용에 대한 법적 근거와 행동요령을 미리 정리해 놓겠다는 것이다. 반면 정무수석실 관계자는 "야당이 총선을 앞두고 명백한 정치공세를 펴고 있는데 국민들이 불법을 일삼은 야당의 탄핵 움직임을 가만히 보고 있겠느냐"며 대국민 직접 호소 방안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국회앞에 한·칠레자유무역협정(FTA)비준안 처리 때 보다 더 많이 몰려들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그러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회견에 이어 야권의 탄핵 추진이 가시화되자 정면 대응이 불가피해졌다며 노 대통령의 대국민 직접 입장 표명을 검토 중이다. 생방송 회견 등 방법과 시기를 놓고 효과적인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중순이나 하순쯤으로 점쳐졌던 노 대통령의 입장 표명 시기가 앞당겨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