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직원들의 목소리를 향후 정책운용에 반영하기 위해 '중간 평가'형식의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8일 "다음 달로 취임 2년을 맞는 박 총재가 그동안 업무수행에 대해 평가받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10일부터 17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설문조사의 배경을 놓고 한은 내부에서는 여러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를 한은법 개정과정 등에서 파생된 한은 내부의 불협화음을 잠재우기 위한 '국면전환용' 카드의 하나로 보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번 평가를 최근에 노동조합이 실시한 직원 설문과 연결짓는 시각도 있다. 관계자는 "노조가 이달 초 한은 임원진을 평가하기 위한 조합원 설문을 받았는데 여기에서 총재의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며 "조합원의 시각이 아닌 전체 임직원들로부터 공정한 평가를 받겠다는 게 총재의 생각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밖에도 박 총재가 인사시스템을 개혁하는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잡음을 미연에 해소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은은 이날 국장급 가운데 가장 젊은 윤한근 금융시장국장(52)을 수석 부서장인 정책기획국장에 임명하고 금융시장국장에는 부국장급(77년 입행)인 김재천 뉴욕사무소 부소장(51)을 앉히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