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평촌신도시 내에 있는 한 초등학교가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왕따'를 당해 폐교위기에 놓였다. 4일 안양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92년8월 36학급 규모로 개교한 동안구 A초등학교에 입학거부 사태가 빚어지면서 매년 학생수가 1백여명씩 줄고 있다. 이에 따라 A초등학교는 한때 43학급, 2천여명이었던 학생수가 2001년 6백11명, 2002년 5백9명, 2003년 4백41명으로 줄더니 올해는 4백2명으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이 학교로부터 3백여m 떨어진 B초등학교는 당초 36학급으로 개교했다 학생수가 급증해 현재 45학급으로 운영되고 있다. 신도시 대부분의 초등학교가 과대과밀 학급으로 편성된 것과 달리 이 학교 학생수가 급감하는 것은 A초등학교의 학구가 영세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아파트단지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A초등학교 학구는 11,14,17,21평형 등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아파트 2천5백가구로 구성됐지만 B초등학교는 이보다 여유가 있는 30평형대 이상 아파트단지를 학구로 하고 있다. 이로 인해 A초등학교와 B초등학교의 공동 학구인 인근 S아파트 단지의 경우 학생 2백39명 가운데 73명만 A초등학교에 다니고 있고 올 신입생은 고작 6명만 A초등학교로 입학하는 등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저소득층 밀집지역에 있는 학교에 입학을 꺼리는 바람에 학생수가 크게 줄고 있다"며 "A초등학교를 영어특성화학교로 지정하는 등 각종 지원책을 마련, 학생들을 끌어들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