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동통신으로 기대를 모았던 W-CDMA(IMT-2000)가 서비스업체들의 소극적인 투자와 개발 중인 단말기의 기능이 떨어져 부실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F는 지난 12월 말 W-CDMA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실제 가입자는 거의 없는 상태다. 이들 회사는 가입희망자에게 우선 임대폰을 내주고 4월부터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단말기를 삼성전자LG전자로부터 공급받아 본격적인 상용서비스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새로 공급될 단말기의 성능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게다가 SK텔레콤과 KTF 등 이통사들이 올해 W-CDMA에 투자할 예산도 각각 2천억∼2천5백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보여 안정적인 통화품질을 유지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을 사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익을 낸 SK텔레콤은 정보통신부가 투자비를 늘려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지난해 수준인 2천5백억원을 투자한다는 원칙만 정해두고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KTF는 지난해 2천6백억원보다 오히려 적은 금액을 투자비로 잡아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W-CDMA는 화상전화여서 도심 빌딩 내 통화품질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서비스업체들이 네트워크 투자에 소극적이어서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단말기도 전력소비가 많아 사용시간이 짧은 데다 부피가 큰 게 문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따르면 새로 납품될 단말기는 영상통화 90분,음성통화 1백20분,통화대기 72시간 등으로 통화대기 시간이 기존 휴대폰의 80%선에 그치고 있다. 이동통신회사 관계자는 "W-CDMA서비스가 현행 CDMA1X EV-DO보다 나을 것이 없어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가입을 권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