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푸어스(S&P)가 기아자동차의 유럽공장을 유치한 슬로바키아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려 외자유치에 성공한 슬로바키아 정부의 기쁨을 두배로 만들었다. S&P는 2일(뉴욕시간) 슬로바키아의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계단 높였다고 발표했다. 신용등급을 올린 이유는 슬로바키아 정부의 지속적인 경제개혁을 통한 외자유치 노력과 오는 5월 유럽연합(EU) 가입이다. 현대·기아차가 유럽공장의 입지를 슬로바키아로 결정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결정이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날 슬로바키아의 신용등급 상승을 보도하면서 "기아자동차가 첫 유럽공장을 짓기 위해 슬로바키아에 7억유로를 투자하게 됐다"는 말을 빠뜨리지 않았다. S&P는 자동차산업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외자를 유치한 데 힘입어 슬로바키아가 중장기적으로 평균 4∼5%가량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연산 2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자동차공장을 유치한 것이 슬로바키아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현지 통화 크라운 가치도 오름세로 반전됐다"고 말했다. S&P는 신용등급을 올리면서 의료 지원 시스템 등 공공부문 지출을 줄여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슬로바키아 정부의 정책을 높게 평가했다. 슬로바키아는 지난 2001년 GDP(국내총생산) 대비 8.6%에 달하던 재정적자를 올해 3.5% 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