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의 신인왕’ 김민별(20)이 정규투어 52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을 따내며 ‘뒷심 부족’ 꼬리표를 시원하게 떨쳐냈다. 그것도 점수제 기반의 공격적인 플레이로 승부를 펼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에서 9개의 버디를 쏟아내며 새로운 ‘닥공 여왕’으로 등극했다. 날 선 아이언 앞세워 ‘닥공’김민별은 13일 전북 익산 익산C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이날 하루에만 보기 없이 버디 9개로 18점을 따내 최종 합계 49점을 기록했다. 이 대회는 KLPGA투어에서 유일하게 변형 스테이블 포드 방식(앨버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상 -3점)으로 치른다. 김민별은 마지막 홀까지 추격해온 디펜딩 챔피언 방신실(20)을 2점 차로 제치고 우승상금 1억8000만원을 따냈다.김민별은 2023년 신인왕이다. 지난해 방신실, 황유민과 함께 ‘루키 3인방’으로 KLPGA투어 흥행 카드로 자리 잡았다. 준우승 세 번, 톱10에 12번 들며 신인왕에 올랐지만 단 하나 우승하지 못했다. 방신실이 2승, 황유민이 1승을 거둔 데 비해 마지막 날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김민별에게는 “뒷심이 부족하다” “멘털이 약한 것 같다”는 평가가 나왔다.올 시즌 김민별은 ‘다승왕’을 목표로 세웠지만 이 대회 전까지 아쉬운 성적을 이어갔다. 상금랭킹 29위에 그치며 골프팬 사이에서 존재가 희미해지는 듯했다.하지만 공격적인 플레이로 승부해야 하는 이번 대회에서 김민별은 완전히 다른 면모를 보였다. 3라운드까지 꾸준히 상위권을 지킨 그는 최종라운드에서도 날카로운 아이언샷을 앞세워 빠르게
‘라이징 스타’ 장유빈(22)이 시즌 2승을 거두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최초로 시즌 상금 10억원을 돌파하는 새 기록을 썼다.장유빈은 13일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CC 파인·레이크 코스(파71)에서 열린 백송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5타로 장희민(22)과 동타를 이룬 그는 연장 1차전에서 먼저 버디를 잡아내 우승을 확정 지었다. 지난 7월 군산CC오픈 우승 이후 두 번째 우승이자 투어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지난해 군산CC오픈에서 아마추어 신분으로 우승한 장유빈은 같은 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뒤 프로로 전향했다.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1위(312.656야드)의 호쾌한 플레이로 KPGA투어의 스타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했다.이 대회 전까지 장유빈은 제네시스 대상 랭킹 1위, 상금 랭킹은 시즌 상금 8억361만원으로 2위를 달렸다. 이번 우승으로 우승상금 2억원을 추가해 김민규(23)를 제치고 상금 랭킹에서도 1위로 올라섰다.KPGA투어 역사상 시즌 상금 10억원을 넘긴 선수는 장유빈이 처음이다.이날 경기는 장유빈, 장희민을 비롯해 총 5명이 공동 선두로 나서 대접전을 예고했다. 장유빈은 전날 3라운드에서 마지막 홀 티샷 때 갤러리의 휴대폰 소음 탓에 미스샷을 하고 1타를 잃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전날의 좋지 않은 기억을 떨쳐내듯 장유빈은 초반부터 공격적인 플레이로 내달렸다. 전반에만 버디 4개를 몰아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하지만 후반에 다소 흔들리는 플레이가 이어졌다. 11번홀(파4) 보기로 장희민에게 추격을 허용한 그는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해 결국 장희민과 공동
빨간 바지를 입고 나선 최종라운드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일구던 ‘빨간 바지의 마법’은 없었다. 그래도 공동 준우승으로 올 시즌 최고 성적을 거두며 다시 한번 상승세를 만들어냈다. 13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뷰익LPGA상하이(총상금 210만달러)에서 준우승을 거둔 김세영(31·사진)이 주인공이다.김세영은 이날 중국 상하이 민항구 치중가든GC(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그는 사이고 마오(일본)와 동타를 이루며 우승자 인뤄닝(중국)에게 6타 뒤진 준우승을 기록했다.투어 통산 12승의 김세영은 2020년 11월 펠리컨챔피언십 이후 4년 만에 빨간 바지의 마법을 기대했으나 다음 기회로 미뤘다. 그래도 직전 대회인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3위에 오른 데 이어 이 대회에선 시즌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둬 우승 희망을 키웠다.이번 대회는 LPGA투어가 아시아 4개 국가에서 치르는 ‘아시안 스윙’의 첫 번째 무대였다. 이날 최종전의 챔피언조는 한·중·일 국가대항전 성격을 띠었다. 마오와 인뤄닝, 김세영이 나란히 한 조에서 우승을 다투면서다. 인뤄닝은 1타 차 2위로 출발했지만 버디만 8개 몰아치며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 지었다. 인뤄닝은 투어 10승의 펑산산(은퇴)에 이어 메이저대회 우승과 세계랭킹 1위를 경험해본 역대 두 번째 중국인 선수로, 이날 우승으로 투어 통산 4승을 달성했다.최혜진은 이날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8개를 쓸어 담으며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 대회 1라운드에서 김세영이 세운 코스 최소타 기록(62타)을 사흘 만에 재현했다.조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