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악몽' 끝나간다 ‥ 신규연체 줄고 적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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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신용카드 악몽'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조원에 육박하는 충당금을 적립, 최악의 실적을 냈던 은행들의 카드사업부와 카드 자회사들이 올들어 월별 흑자로 전환하거나 적자폭을 크게 줄이고 있는 것.
"지난해 부실자산을 대거 정리한 데다 신규 연체율도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라는게 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 흑자전환 시작됐다
하나은행 카드사업부는 지난 1월 82억원의 흑자를 낸데 이어 2월에도 약 6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신원섭 카드사업 팀장은 "올들어 카드사업이 확실히 흑자로 돌아섰다"며 "이는 지난해 부실자산을 3천억원가량 떨어냈기(상각처리)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미은행 카드사업부도 3월부터 적자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김경홍 카드담당 부행장은 "올들어 월별 적자폭이 지난해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며 "이르면 3월부터는 월별 흑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은행계 카드자회사 중에서는 신한카드가 이르면 이달부터 '월별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8백98억원의 적자를 냈던 이 회사는 올들어 월별 적자폭을 20억원대로 줄였다.
이같은 추세라면 3월부터는 월별 흑자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대형 은행들의 카드사업 적자폭도 올들어 크게 감소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월별 적자가 최고 3천억원에 달했으나 올들어서는 1천억원 미만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작년 5월 최고 1천억원의 적자를 냈던 조흥은행 카드사업부도 올들어 적자폭을 월 3백억원대로 낮췄다.
"올해 안에 월별 흑자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된다"는게 전두환 카드사업부장의 얘기다.
◆ 카드 연체 잡혔다
은행 카드사업의 흑자 전환이 기대되는 것은 지난해 부실을 많이 털어냈다는 점 외에 신규 연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정상입금률은 지난 1월 97.2%를 기록, 전년에 비해 약 3%포인트 상승했다.
정상입금률이란 카드대금이 제 날짜에 입금되는 확률로 '신규 연체 정도'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로 통한다.
신한카드의 정상입금률도 지난해 6월 91%에서 올 1월에는 94.7%로 높아졌다.
"지난해부터 신용도가 높은 회원에게만 카드를 발급하다보니 정상입금률이 높아졌다"는게 이춘국 경영기획부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카드업이 완전 정상화되기 위해선 경기 회복이 따라줘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경홍 부행장은 "자산 2조원 미만인 중소형 카드사업부는 월별 흑자 전환이 가능하지만 자산 규모가 큰 곳은 부실자산도 많은 만큼 당장 흑자 전환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카드업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완전 정상화를 위해선 경기 회복이 필수"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의 한정태 연구원은 "신용카드 (충당금) 비용이 줄어듦에 따라 은행들은 올해 총 5조7천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